[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페이스북이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맞춤형 광고 설정 기능을 강화했지만 정작 광고주 마음은 사로잡지 못한 모습이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광고만을 골라볼 수 있도록 광고 설정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하지만 같은 날 페이스북 최대 광고주인 프록터앤갬블(P&G)은 맞춤형 광고 기능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사진=블룸버그> |
페이스북은 사용자 연령이나 쇼핑 특성, 생활 습관 등에 맞는 제품을 광고할 수 있도록 선별하는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자신들의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월간 활동 사용자 17억명이라는 매력적인 소비자 풀을 바탕으로 지난해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170억8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49%가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P&G 등 대기업들도 초반에는 페이스북의 이러한 맞춤형 광고 전략을 주목했고, 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 광고에까지 적극 활용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페이스북 최대 광고주인 P&G의 회의적 코멘트가 나오면서 광고 사업 전망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고 페이스북 주가는 하락했다.
P&G 최고재무책임자(CFO) 마크 프리차드는 “너무 지나친 타깃팅 때문에 결국 너무 제한적 고객에게만 광고가 노출됐다”며 소셜미디어 광고가 언제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P&G는 2년 전 애완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나 대가족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자사 탈취제인 페브리즈 광고를 했는데 판매는 지지부진 했고 지난 3월 대상 고객을 18세 이상으로 확대했더니 그제서야 판매 성장세가 나타났다.
피보털 리서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바이저는 “브랜드 규모가 클수록 타깃은 줄이고 더 광범위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가 필요하다”며 맞춤형 광고는 지역 고객을 겨냥한 소기업이나 게임 앱 다운로드 업체 등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P&G는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 지출을 줄이지는 않겠지만 맞춤 광고가 통할 만한 아이템에 대해 선별적으로 페이스북 광고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P&G의 조치가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으며 광고 지출을 줄인다는 것이 아니라 조정할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광고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0.16% 하락한 125.06달러로 거래를 마친 페이스북 주가는 시간외 거래 한 때 124.50달러까지 밀렸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