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러시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유가 반등과 함께 크림 반도 분쟁이 가라앉은 이후 신흥시장 중 가장 저렴한 주식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러시아 주식시장 대표지수인 MICEX는 15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종가보다 0.5% 상승한 1977.28포인트를 기록하며 3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장중 기록한 1983.10포인트와 종가 모두 사상 최고치다. 지수는 올해 1월 저점에서 무려 23%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루크오일(Lukoil PJSC)과 로즈네프트(Rosneft PJSC)가 각각 1.8%, 2.5%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러시아 주식시장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분쟁 개입과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외면받았지만, 크림반도 사태가 안정을 찾은 지 9개월이나 되고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들어 국제유가가 반등한 이후에도 MICEX은 12개월 이익 전망을 근거로 한 선행 주가수익배율(forward PER)면에서 MSCI 신흥시장지수에 포함된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다수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제로수준 및 그 이하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증시의 가치평가 수준은 조금 더 위험 자산에서 고수익을 찾아 헤매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었단 평가다.
블룸버그통신는 이날 모스크바 캐피탈 자산운용의 바딤 비트 아브라힘 펀드매니저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향하고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주식으로 향하면서, 러시아 증시에 붐을 일으켰다"는 논평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바딤 매니저는 오는 10월까지 러시아 주식 투자비중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러시아 증시는 지금까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싸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신흥시장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저렴하며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주식시장 랠리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크림 반도 분쟁이 다시 불붙을 경우 최근 강세를 보인 루블화와 러시아 경기 회복 추세는 곧바로 역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증시 MICEX지수 5년 추이 <자료=블룸버그> |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