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 당국이 핵무기 원료로 쓸 플루토늄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재처리 재개 방침에 대해 핵 위협의 연장선이라며 관련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을 인정한 것은 2013년 원자로 재가동 방침을 밝힌 후 처음이다.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11일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 모습.<사진=38노스> |
북한 원자력연구원은 이날 일본 교도통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흑연감속로에서 꺼낸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했다"며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새로 생산했다고 공개했다.
연구원은 "핵 무력 건설과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농축우라늄을 계획대로 생산하고 있다"며 핵무기에 사용될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했다고 확인했다. 핵탄두의 경량화, 소형화, 다종화를 달성했으며 수소폭탄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플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의 생산량은 밝히지 않았다.
연구원은 "미국이 핵무기로 우리를 항상 위협하고 있는 조건 아래서 핵실험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5차 핵실험도 언젠가는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수로 원전으로 전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출력 10만㎾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했던 원자로를 재가동하겠다는 뜻을 2013년 표명한 이후 핵무기 생산을 위한 재처리 실시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북한 당국이 밝힌 플루토늄 생산이 사실이라면 이는 6자회담의 합의를 백지로 되돌리는 것이며 핵무기 증산이 가능해진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이날 교도통신 보도에 대해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것"이라면서 "핵보유 주장의 일환으로 핵 위협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제든 지도부(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결심만 있으면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는 기존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영변 핵단지에는 원자로와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추출할 수 있는 사용후 연료봉 재처리 시설,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은 매년 핵무기 1~2개 분량의 플루토늄(6㎏)을 이곳에서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