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수십 년간 독과점 체제를 유지해 온 맥주시장을 대폭 손질할 방침이다. 제조시설과 유통망 등 진입규제를 대폭 완화해 경쟁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맥주산업 시장구조 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오는 30일 공개하고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청회는 이날 오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며 정부의 개선안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방침이다.
이번 용역연구는 국내 맥주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장기간 고착화되면서 수입맥주에 대한 경쟁력도 현저히 저하됐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맥주산업은 시장구조 조사가 시작된 1999년도부터 2013년까지 독과점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9년 이전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수십 년간 독과점 구조가 유지된 셈이다.
실제로 2013년도 시장구조 조사 결과 출하액과 순부가가치비율은 타 산업에 비해 훨씬 높은 반면, R&D 비율은 훨씬 낮아 소비자 후생이 저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표 참고). 이는 맥주업체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별다른 노력 없이도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맥주시장 규모는 약 4조6000억원으로 전체 49%를 차지하고 있다. 3조4000억원(35%) 규모인 소주보다 시장규모가 1조원 이상 큰 규모지만 소수의 업체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수입맥주는 다양한 제품(87개국, 총 400여개 품목)과 적극적인 판촉 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 지난 2010년 2.8%에 불과하던 수입맥주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8.4%까지 상승하면 국산맥주를 위협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각계 전문가들과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맥주의 품질향상과 가격할인을 막는 등 맥주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저해하는 경쟁제한적 규제가 다수 존재하고 있다"며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계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