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예슬 기자]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날로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동물약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제약사들은 여전히 망설이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 제약사들은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를 인지하면서도 선뜻 동물약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보건산업진흥원> |
대웅제약의 경우 지난해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일선 약사들을 대상으로 자사 동물약 브랜드명 공모전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심장사상충 예방약, 구충제, 동물용 영양제 등 반려동물에게 자주 처방되는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일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대웅제약의 동물약 출시는 감감 무소식이다. 일각에서는 수의사들의 반발로 출시를 망설이고 있다는 설도 있지만 회사 측은 이와는 무관하다는 반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동물약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제약사들도 동물의약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반려동물약 시장이 수익성을 낼 만큼 충분히 성장했는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한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각광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국내 시장이 그렇게 수익성을 낼만한 정도인지는 모르겠다”며 “신사업을 시작할 때 글로벌 시장도 중요한 요인인데 이미 기존 동물약 업체들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등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 지 회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동물의약품 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특히 기존 동물의약품 업체 인수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가는 모양새다.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외국계 동물의약품 업체도 다수 있다.
한국MSD는 동물의약품 전문 파트인 MSD동물약품을 통해 수의약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도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을, 화이자는 자사 동물의약품 부서를 2013년 분할해 현재 ‘조에티스’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토종 동물의약품 업체는 아직 소형 업체들 위주다. 대형 제약사들은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분야에 매진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동물의약품 시장까지 손을 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동물의약품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기술이전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동물의약품 시장규모는 해외 조사 결과 지난 2009년 186억 달러에서 연 평균 5.7%씩 성장해 2015년에는 259억 달러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또 기존 북미, 유럽 지역이 60% 가량을 차지하던 글로벌 동물의약품 시장이 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으로 범위 또한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에도 성장세가 빠르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한국동물약품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동물약품 시장 규모는 2009년 5663억원에서 연평균 9.5% 성장해 2015년 9663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