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포함해 중국 간판급 IT 업체들이 시선을 바깥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지명도에도 투자 영역을 국내로 제한했던 중국 IT 기업들이 해외 투자에 본격 나선 것.
두 자릿수를 웃돌았던 중국 경제 성장률이 가파르게 둔화되는 데다 개별 기업 측면에서 외형 성장의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알리바바 <사진=바이두(百度)> |
2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fDi 마켓에 따르면 지난 2005~2015년 사이 중국 IT 기업들의 해외 IT 및 소프트웨어, 소비 가전 부문 투자가 총 291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2003~2006년 사이 연간 투자 건수는 간신히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이후 2012년까지도 매년 30건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중국은 해외 IT 부문 투자에서 14위에 그쳤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뒤쳐진 것은 물론이고 인도와 스위스, 호주에 비해서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2005~2015년 사이 인도 기업의 해외 IT 투자는 무려 723건에 달했다.
하지만 2014년과 2015년 각각 38건과 40건으로 늘어난 중국 IT 업계의 해외 투자 건수는 올해 상반기 30건에 달했다.
금액 기준으로도 투자 규모는 지난 2008년 1억4500만달러에서 지난해 11억1800만달러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 투자액은 4억9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IT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약진을 이룬 것은 최근 수년 사이 뚜렷한 성장 하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경제가 10%를 웃도는 연간 성장률을 기록하고, IT 부문의 성장 동력이 강력했던 과거에는 해외 투자 동기가 지극히 저조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등 더 이상 국내에서 한 단계 도약의 기회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주요 업체들의 판단이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알리바바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해외 주식시장 상장도 국내에 제한됐던 투자 영역을 외부로 확대하는 도화선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fDi 마켓에 따르면 올해 해외 투자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50%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 보유량이 풍부한 기업으로 해외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약 2400억달러에 달한다.
이 밖에 상하이 소재 디지털 마케팅 업체인 아반주와 소프트웨어 업체 킹소프트 등 해외 투자자와 소비자들 사이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기업들도 성장과 투자 기회를 찾아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투자 영역은 미국과 독일을 포함한 선진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까지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올해 중국의 해외 IT 투자는 전세계 7위로 뛰었고, 일본을 앞지른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