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수개월 사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여건이 강화됐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서 옐런 의장은 말을 아꼈다. 이날 발언이 외신을 타고 전해진 가운데 달러 인덱스는 낙폭을 확대했다.
재닛 옐런 의장 <출처=블룸버그> |
26일(현지시각)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을 가진 옐런 의장은 고용과 인플레이션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가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하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용 시장의 지속적인 회복과 실물경제 및 인플레이션 전망을 근거로 볼 때 연방기금 금리의 인상 여건이 최근 수개월 사이 강화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미국 경제가 연준의 정책 목표에 근접했다는 것이 옐런 의장의 판단이다.
이날 2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1.1%로 하향 조정된 가운데 그는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 성장률이 가파른 것은 아니지만 고용 시장을 추가로 향상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영속 가능한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위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통화정책 회의 이후 두 번째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언급을 피해 온 그는 이번 연설에서도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힌트를 내놓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앞으로 금리인상이 점진적인 속도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 9년만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한 연준은 연초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충격과 글로벌 성장 둔화 등 악재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이날 연설에서 옐런 의장은 지금까지 두 번째 금리인상을 좌절시켰던 해외 리스크와 금융시장 혼란 등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통화정책 회의 이후 기자회견 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연준이 경기 하강이 발생할 때 어떤 상황에서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할 뿐 마이너스 금리나 자산 매입 프로그램 등 투자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대응책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투자자들의 예상대로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시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데 따라 금융시장은 다소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달러 인덱스는 옐런 의장의 연설이 시작된 직후 0.5% 가량 떨어진 뒤 낙폭을 0.20% 내외로 좁혔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bp 떨어진 1.55% 선에서 거래됐고,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 지수는 0.5% 내외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