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유 기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은행권에서 추가로 적립해야 할 충당금은 500억여 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져)는 1조원 규모로 이 중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이 대부분 충당금을 전액 가까이 적립했다.
29일 각 은행들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한진해운에 대한 익스포져는 7000억원 규모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을 추정 손실로 분류하고 충당금을 적립했다.
은행들은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에 따라 ▲정상(충당금 적립 비율 0.85% 이상) ▲요주의(7~19%) ▲고정(20~49%) ▲회수 의문(50~99%) ▲추정 손실(100%) 등 5단계로 여신 건전성을 분류해 충당금을 쌓는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충당금을 100%로 쌓아야 한다.
KEB하나은행은 892억원의 익스포져에 노출해 있다. 이 중 절반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뒀다. 하나은행은 한진해운 여신을 '고정'으로 분류해둔 상황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나머지 절반의 충당금(446억원)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 KB국민은행은 한진해운을 회수의문 이하로 설정하고 충당금을 전액 또는 전액 가까이 쌓아둔 상태다.
농협은행은 850억원의 익스포저에 대해 764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뒀다. 환율에 따라 변동되기 때문에 사실상 100% 적립해 둔 것이나 다름 없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외화부채이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금액에 변동이 있다"며 "충당금을 전액 쌓아뒀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697억원의 익스포져에 대해 전액 충당금을 쌓았고, 국민은행은 562억원 중 552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둔 상태다.
수출입은행의 익스포저는 500억원이지만, 적립해둔 충당금 규모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들은 대한항공 보증부채권 형태이기 때문에 한진해운 부도 시 대한항공이 변제하는 구조"라며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나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BNK부산은행이 82억원의 익스포져에 대해 충당금을 전액 쌓아뒀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에 대한 상장 은행들의 익스포져는 실제로 크지 않다"며 "대출의 종류가 신용인지 담보인지에 따라 다르지만, 신용대출이라고 해도 충당금을 대부분 적립해뒀다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게 된다고 해도 은행권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오는 30일 한진해운 측에 신규 추가지원 여부를 알릴 예정이다. 은행권 여신 외 한진해운의 공모사채 규모는 4210억원, 사모사채 규모는 7681억원 등 회사채의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1조1891억원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