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의준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국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앞으로 두 나라 관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를 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전 서호 국빈관에서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4일 오후(현지시간) 주요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국제전시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회담은 현지시간 오전 8시 27분 시작해 9시 13분까지 46분간 진행됐는데,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자위권적 조치임을 강조하면서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을 통해 “항저우는 한국과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 1930년대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3년 정도 활동했고 당시 김구 선생께서 저장성에서 투쟁하셨고, 중국 국민들이 김구 선생을 위해 보호를 제공했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어 “지금 국제정세가 아주 복잡한 상황이고 세계 경제 회복세가 전체적으로 약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며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에서 안정되고 건강하게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 한국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공동 이익을 가진 만큼 우리가 가진 정치적인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직면한 다양한 안보와 경제적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필요한 때”라며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지역의 평화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어 한중관계 발전의 도전 요인이 돼 진지한 소통을 통해 양국 관계의 도약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 문제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은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비치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시 주석은 또 이날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한반도에 관한 3대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같이 사드 배치에 대해 입장차가 확인되면서 당분간 두 나라 관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