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K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창조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K스타트업들은 혁신적 기술과 자본, 경영능력 등을 새로이 흡수하며 글로벌 성공신화를 꿈꾸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K스타트업의 산실이 된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들을 매주 2~3개씩 선정, 집중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뉴스핌=심지혜 기자] “많은 사람들이 ‘이런 건 있다, 아무도 쓰지 않을 거다. 누가 돈 주고 이걸 쓰겠냐’고 한다. 하지만 SNS 만으로 설명회에 사람들을 모았고, 유료 가입자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운동 검사 프로그램 '피트(FITT)'로 창업한 홍석재 대표는 자신 있게 말했다.
피트는 피트니스센터나 트레이너들이 회원들의 운동 지도와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국내 유일 운동검사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헬스 케어 앱과는 다르다.
대개의 헬스 케어 앱이 키, 몸무게 등을 입력하고 얼마나 운동했는지 운동량이나 거리 등을 체크해 관리하는 식이라면 피트는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운동부하검사, 움직임능력평가, 근력측정평가를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맞는 운동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용은 PC나 모바일 모두에서 가능하다.
피트 |
홍 대표가 이 일에 뛰어들게 된 것은 자신의 전공에 대한 자부심과 나름의 사명감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중앙대 체육학과 출신으로 체육교육학 석사 과정을 거쳐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전임 연구원을 역임했다. 서울대 연구원으로 있으면서는 현재 초중고교에서 사용하는 ‘학생건강체력평가제(PAPS)’ 개발에도 참여했다. 또한 대기업 피트니스클럽 트레이너에 중고등학교 교사까지 지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많은 체육 전공자들이 ‘운동 하는 사람’ 등으로 인식되며 저평가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사람들이 자신의 상태에 맞게 체계적으로 운동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홍 대표는 “체육대생들은 ‘운동’이 아니라 ‘공부’하는 친구들이다. 80%가 이론이다. 또 워낙 체육에 대한 인식이 없다 보니 관련 산업의 폭이 좁고 연구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데 보니 체육학과 졸업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고 결국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임에도 각자의 건강 상태와 체력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운동을 지도해 주는 곳이 없다는 데에 탄식했다. 국내 일부 대형 병원에서도 검사할 수 있지만 수억원을 들여 도입한 장비 탓에 검사 비용만 100여 만원이 넘는다.
그는 "피트는 정량화된 데이터 수치와 공식이 있어 체력 상태와 운동 수준 값만 입력해 주면 얼마나 어떻게 운동해야 어떤 기능이 얼마나 나아지는지 안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적합한 개발자를 찾지 못했고 투자자도 찾지 못해 개인 자금으로 모든 것을 운용해야 했다. 외주개발사에 개발을 의뢰했다 결과도 얻지 못한 채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만 날리기도 했다.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개발자들은 창업자 아이템 경진대회에서 만났다. 다들 아직 대학생으로 홍 대표가 다니던 학교를 그만 둘 테니 1년만 믿고 따라달라며 사정해 합류하게 됐다. 직접 개발할 줄 모르기 때문에 원하는 디자인과 로직을 종이에 그려가며 설명했다. 그렇게 그린 종이만 수 백여 장이다.
이처럼 각종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의지를 꺾지 않았다.
피트 |
이용료는 매달 약 10만원 안팎. 한 사람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헬스장 한 곳에서 피트 이용을 위한 아이디 하나만 신청하면 된다. 헬스장에서 피트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트레이너들이 이를 공유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운동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홍 대표는 '피트'가 시설경쟁 또는 가격경쟁만 하는 피트니스 센터에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피트를 사용하면 트레이너가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다. 고객 체력에 맞는 정확한 운동을 안내하는 것은 물론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체력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 또한 피트에는 회원관리 프로그램이 있어 회원별 운동기간, 결제 금액은 물론 매장 수입 관리도 도와준다"고 말했다.
홍석재 피트 대표 |
홍 대표는 "다들 내 꿈이 ‘추상적’이라며 안 될 거라고 했다. 하지만 오직 SNS만으로 피트 설명회에 수백명을 모았고, 유료 서비스 가입자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 원하는 단계까지 프로그램이 나온 것이 아니다.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내년 말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피트를 통해 쌓인 데이터들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건강과 운동에 대한 풍부한 연구가 이뤄졌으면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이 바뀌고 동료들의 삶도 바뀌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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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센터)는 경기도와 KT가 손잡고 IT · 게임·차세대 통신 등 지역 특화 분야 스타트업·벤처 기업과 중소·중견 기업 육성 및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특히 경기센터가 위치한 곳과 가까운 곳에 게임사들이 몰려있는 만큼 글로벌 히트게임 벤처 창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핀테크 창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핀테크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관련 기술벤처 육성은 물론 금융회사와 공동으로 공모전 및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혁신기업 육성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통신기업 KT의 장점을 살려 차세대 이동통신(5G) 활성화도 지원한다.
또한 각 지역 혁신센터의 글로벌 진출 지원업무를 수행한다. 온-오프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 투자자·엑셀레이터·글로벌 진출 준비 기업 등을 연결해 주고 공동 브랜드로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