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선형렬 펀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현대메자닌사모펀드 시즌Ⅳ'가 2주일 만에 거액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최소가입금액 1억원, 폐쇄형(3년 간 환매 불가), 단위형(추가 납입 불가) 등 투자 조건이 까다로운데다가 성과보수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이 지난달 22일 출시한 '현대메자닌사모펀드 시즌Ⅳ'는 이달 2일까지 2주간 총 871억원의 자금 모집을 완료했다.
최근 한 달 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이 지속된 점에 비춰보면 주식과 채권의 성격이 혼재된 메자닌(Mezzanine) 펀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펀드는 선형렬 대표가 이끄는 에이원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한다.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이사<사진=김지완 기자> |
지난해 출시된 시즌Ⅰ과 시즌Ⅱ에는 각각 1030억원, 730억원이, 올 초 출시된 시즌Ⅲ에는 750억원이 모집됐다. 기관 자금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의 뭉치돈이다.
메자닌 펀드의 강점은 기본적으로 투자 대상이 회사채기 때문에 평시에 일정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투자 기업의 주가가 전환가 이상으로 오르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초과 수익을 향유하고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해 원리금을 회수한다. 흔히 메자닌 투자의 하방이 막혀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메자닌 투자의 가장 큰 약점은 투자대상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다. 투자 대상 기업이 대부분 신용등급 BBB 이하의 중소 기업이기 때문이다. 올 초에도 나노스 CB가 디폴트 되면서 이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에 타격을 주었다.
하지만 에이원투자자문 선형렬 대표는 지난 2005년 KTB자산운용에서 메자닌펀드를 운용한 이후 12년째 부도율 '제로'를 기록 중이다. 덕분에 이 기간 약 12%의 연 평균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지난해 8~11월 설정된 시즌Ⅱ 역시 올해 8월 초 기준 6~10%대(가입 시점에 따라 다름)의 누적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통상 메자닌 펀드가 3년차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에 비춰보면 만기 수익률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반영해 에이원투자자문의 성과 수수료는 상당하다. 신탁보수 외에도 연 5%를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서는 매해 결산 때마다 그 중 20%를 성과보수로 뗀다.
김현식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지난 1~2년 동안 잘 나가던 펀드들이 요즘 어려우니까 상대적으로 이런 헤지펀드의 인기가 높다"며 "부담스러울 수 있는 수수료임에도 고객 입장에선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선형렬 펀드에 투자했던 고객들이 재투자를 많이 하는데 일부 고객의 경우 5억원까지도 가입했다"고 말했다.
에이원투자자문 관계자는 "700억~1000억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어느 정도 목표치를 달성했다"며 "시즌Ⅴ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모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운용 목표 수익률은 연 8%"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