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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뉴스핌 강필성 기자] 최근 일본 관광객은 국내 면세업계에서 ‘계륵’ 같은 존재로 꼽힌다.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일본 관광객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 아베 정부가 엔화 가치를 지속적으로 낮추면서 상대적으로 이들의 씀씀이도 줄었다. 국내 면세업계에서 1인당 기대매출은 중국인 관광객이 더 높아졌다.
하지만 모든 면세점이 일본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업계에서 가장 일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곳이다. 면세업계에게 '척박한 땅'으로 변한 일본에서 직접 관광객의 유치를 책임지는 임용섭 롯데면세점 동경사무소장을 지난 5일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만나봤다.
임 소장은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꾸준히 한국을 찾고 있지만 그 이상의 관광객 증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인 관광객보다 국내에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여행상품을 늘리고 싶어도 항공 좌석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고충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면세점 내부적으로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오는 10월 롯데면세점의 ‘패밀리 페스티벌’에서는 10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임용섭 롯데면세점 동경사무소장. <사진=강필성 기자> |
‘패밀리 페스티벌’은 롯데면세점이 매년 진행하는 K팝 콘서트다. 이 콘서트는 내국인 뿐 아니라 해외의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는데 성공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관광 콘텐츠로 성장했다. 올해 24회를 맞이한 이 콘서트는 다음달 22일, 23일 양일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에도 가수 2PM 사인회를 통해 일본인 관광객 1200명을 유치하기도 했다.
임 소장은 “이 외에도 일본 내 VIP 리스트에 오른 고객을 매월 200명 정도를 꾸준히 국내에 초청하는 중”이라며 “이들이 매번 방문할 때 질리지 않게 하기 위해 전통 한옥, 궁중요리, 뮤지컬이나 국악 등 매달 콘텐츠를 달리해서 관광객 유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일본인 관광객 모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면세업계에서 이례적인 일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2012년 352만명에 달했던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187만명으로 절반 가깝게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의 기저효과로 반등 중이지만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몇 년 사이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현지 여행 상품이 저렴해진 반면, 일본인이 국내를 여행하기 위해 지불해야하는 경비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일본인 쇼핑객이 체감하는 한국 물가는 더욱 비싸졌다.
이로 인해 한때 롯데면세점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일본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현재 3%까지 하락했다. 경쟁사인 신라면세점의 경우 아예 일본 관련 부서를 통폐합했을 정도.
이런 상황에서 롯데면세점이 여전히 일본 내 동경사무소를 유지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힘쓰는 것은 미래성장동력 때문이다.
임 소장은 “일본 정부의 엔저기조가 유지되는 이상 단기간 내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최근 5년 중국이 면세업 성장을 견인하기 전까지 일본인 관광객은 국내 면세점의 성장을 주도했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더 크게 봤을 때, 장기적으로 면세점과 일본인 관광객, 관광업계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 오리라 본다”며 “여러 상품 만드는 한편, 내부적으로 가진 콘텐츠를 통해 일본인의 방문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임 소장의 포부가 언제쯤 현실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일본은 여전히 중국인 다음으로 국내를 많이 찾는 국가이면서, 세계 3위의 GDP(국내총생산량)를 보유중인 경제강국이다. 척박한 한국 관광 수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의 잠재력이 적지 않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과연 롯데면세점은 일본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명동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롯데면세점 일본 동경사무소이 거둘 결실에 시선이 모인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