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한국은행이 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이후 3개월째 동결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300조원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 2일 통과된 추가경정 예산 11조원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있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8월 한달 동안 은행권 가계대출은 8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200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두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특히 주택거래 비수기임에도 주택담보대출이 6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달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았으나 전매 제한 등이 아닌 물량 줄이기에 초점을 맞췄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비록 ▲제조업지수 ▲고용지표 ▲서비스업지표 등이 부진하지만,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피셔 부의장 등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다. 한은 입장에서는 오는 20일 미 FOMC 결과를 지켜볼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말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가 이달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달과 동일한 수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내 한 차례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등 내부적 요인까지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내 한 차례 금리를 추가 인하할 전망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반기 경기부진 우려 때문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예산 집행과 가계부채 대책 효과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해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9월 이후 수출 내수 양면에서 경기 지표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11월경에는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