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6월23일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일부에서 이른바 브렉시트 충격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경고가 ‘호들갑’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물 경제의 파장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영국 파운드 <사진=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크레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머니마켓펀드(MMF)의 자산이 1800억파운드(24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1510억달러에서 2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머니마켓펀드의 자산은 특히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급증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이 같은 자산 급증은 영국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머니마켓펀드의 고객 가운데 기업의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기 때문이다.
단기 채권을 포함해 현금성 자산을 주로 편입하는 머니마켓펀드에 자금 유입이 홍수를 이룬 것은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든 정황을 반영하는 단면이라는 해석이다.
금융시장의 충격이 단기에 진정됐지만 EU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EU 회원국들과 본격적인 협상이 개시되면서 보다 구체적인 리스크 요인들이 실체를 드러낼 전망이다.
이 때문에 주요 기업들이 장단기 투자 계획을 보류하고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취하는 움직임이다.
앤드류 딕킨슨 아베르딘 애셋 매니지먼트 머니마켓펀드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관련 상품의 자산이 대폭 늘어났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들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탈퇴의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50조 발동을 이르며 내년 봄 실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과 EU 회원국의 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국제 교역과 투자를 둘러싼 리스크가 크게 고조될 수 있다. 해외 자본의 영국 투자가 대폭 축소될 경우 성장률에 작지 않은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앞서 영국상공회의소는 기업 투자가 올해 2.2%, 내년 3.4%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 경우 영국 경제는 올해 3분기와 4분기 0.1%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애덤 마샬 BCC 이사는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와 국제 교역, 고용 등 거시경제 전반에 걸친 사안들이 상당 기간 기업 신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