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추석 이후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내년 도입하기로 했던 가계부채 대책이 오는 10월로 앞당겨 시행되면서 주택시장 위축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따라 과잉 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미입주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추석 이후 연말까지 전국에서 16만8000여가구가 분양된다.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고 있는데다 추석 연휴를 피해 연기했던 물량들도 대거 쏟아낼 예정이다.
우선 서울에선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2만6500여가구가 분양된다.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5차, 잠원 한신18·24차, 서초 방배3단지 등이 분양 시장에 나온다.
수도권에선 연말까지 경기 6만6900여가구, 인천 9100여가구가 시장에 선보인다.
경기 광주시 태전7지구 ‘힐스테이트 태전2차’와 안산시 고잔지구에 ‘그랑시티자이’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에서도 청약 훈풍이 불었던 부산에서만 8500여가구가 분양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올해 분양물량이 작년보다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가을 분양 예정물량을 고려하면 전국 주택 공급량이 지난해와 유사한 50만가구에 육박할 것”이라며 “정부는 공급을 조절하느라 급하지만 건설사들은 10월부터 시행될 집단대출 여신심사강화, 인당 보증 한도 축소로 밀어내기가 더 급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대전, 충남 등을 제외하곤 분양 열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은 높지만 초기 분양계약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상반기에도 주택 분양시장은 높은 청약경쟁률 만큼 실제 계약률은 따라가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올해 아파트 청약자가 2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평균 청약경쟁률은 12.4대1로 지난해(11.5대1)보다 치열해졌다.
반면 분양 계약률은 저조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조사한 올해 2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분양 후 3∼6개월 계약 비율)은 70.5%로 지난해 2분기(92.2%)보다 21.7%포인트 하락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아파트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는 이탈자가 발생하면서 신규 분양된 아파트 10채 중 3채는 계약이 안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75만 가구가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만큼 과잉공급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중도금 대출 건수를 1인당 최대 2건으로 제한함에 따라 주택 구매 심리에 영향을 미쳐 미분양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고객자문센터장은 “중도금 대출을 해주면서 소득심사를 한다는 것은 그 전까지 없던 절차여서 분양 계약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