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유엔이 최근 막대한 수해를 입은 북한 함경북도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2820만달러(약 316억원)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를 상대로 수재민 지원 모금에 나섰다.
유엔이 지난 16일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홍수로 파괴된 가옥들.<사진=유엔 제공> |
평양주재 유엔 상주조정관실은 19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북한 동북부 수재민 지원을 위해 2820만달러가 긴급히 필요하다"며 이는 앞으로 6개월간 함경북도 회령시 무산군 연사군 온성군 경원군 경흥군 6개 지역의 수재민 60만명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라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유엔은 지원 자금 2820만달러 중 42%인 1190만달러를 식량과 영양관련 지원에 할당했다. 보건 분야에는 600만달러, 식수 위생 분야에 530만달러, 숙소와 주거 분야에 480만달러, 교육 분야에 20만달러를 각각 배정했다.
수재민을 돕기 위한 지원 활동에는 북한 내 6개 유엔 기구와 6개 유럽 비정부기구가 나설 방침이다.
유엔이 자금 지원을 요청하며 공개한 '홍수 긴급 대응계획'에 따르면 우선 6개 지역의 수재민 14만3000명을 대상으로 식량, 종자, 농구, 가축을 제공할 계획이다. 개별 가정의 텃밭과 축사, 현지 협동농장의 온실 복구도 지원 대상이다.
어린이와 환자, 산모, 수유모 등 취약계층 11만3000명에게는 미량영양소와 영양강화우유, 급성 영양실조 치료약 등을 제공하고, 5세 미만 영유아들의 영양실조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신체 측정도 실시할 계획이다.
유엔은 함경북도 수재민들의 식량안보가 심각하게 위태롭고, 이들이 북한 당국의 공공배급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나 배급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인 1명당 매일 573g의 식량이 배급돼야 하지만, 함경북도에서는 300g만 배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은 또 함경북도는 홍수 피해가 나기 전에도 5살 미만 영유아들의 발육부진(stunt), 체력저하(waste) 율이 북한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특히 수해 지역의 영유아와 산모가 식량과 식수 부족, 위생 악화로 질병을 얻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 분야 지원을 위해선 수재민 60만명을 치료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에 설사병, 급성호흡기질병 치료약과 기본 의약품을 비치할 계획이다. 수해 지역의 질병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출산과 신생아 관련 응급 진료도 이뤄진다.
식수·위생 분야에서는 깨끗한 식수, 임시 화장실, 세면, 목욕, 세탁 시설을 학교, 보건소, 마을에 제공하고 취약계층에게는 위생용품도 제공할 계획이다.
수해가 가장 심각한 회령시, 무산군, 연사군에는 수재민 8만명을 대상으로 임시 숙소를 지어주고 주방용품을 나눠주는 한편, 지붕 복구에 필요한 자재도 제공할 예정이다. 1만명의 취학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학용품도 나눠준다.
유엔은 함경북도 무산군에는 수해 가구가 5만여 가구, 회령시와 연사군은 1만에서 5만 가구, 온성군, 경원군, 경흥군은 1만 가구 이하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엔은 이번에 모금하는 2820만달러의 수해지원금은 올해 초 국제사회에 대북 지원금으로 요청했던 1억2200만달러와는 별도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