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엔 환율을 움직이는 축이 이번주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를 기점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보다 미국의 단기 금리를 바로미터로 등락했던 엔화 가치가 일본은행(BOJ)의 회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는 일본 국채 수익률에 휘둘릴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 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외환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측한 트레이더들은 달러/엔 베팅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앞으로 BOJ의 회의 결과가 공개되기까지 24시간 가량은 말 그대로 숨 막히는 순간이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얘기다.
2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연초 이후 10% 급등하며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 2년간 엔화는 국내 금리보다 미국 단기 국채 수익률의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7월 회의에서 BOJ정책자들이 소극적인 행보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 목소리를 내면서 8월 트레이더들은 엔화 상승 베팅에서 후퇴했다.
제러미 스트레치 CIBC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24시간 달러/엔 트레이딩이 상당한 난제”라며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할 것인지 여부와 이로 인해 엔화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인지 여부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JP모간의 사사키 토루 리서치 헤드는 “BOJ의 추가 금리인하가 엔화 약세가 아닌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BOJ는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을 총동원했지만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 공감대다.
엔화가 상승 탄력을 받는 사이 정책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둘러싸고 이견을 나타내고 있고, 투자자들은 BOJ가 이른바 ‘역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단행해 일드커브를 띄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 반 피터슨 삭소 캐피탈 마켓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BOJ가 이번주 회의에서 또 한 차례 시장을 실망시킬 경우 달러/엔 환율이 잭슨홀 미팅 이전 수준인 100.50엔까지 떨어질 수 있고, 이후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월가의 달러/엔 전망은 연초 이후 큰 폭으로 수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1월 초 125엔으로 제시됐던 연말 달러/엔 전망은 최근 105엔까지 떨어졌다.
JP모간은 연말 달러/엔이 103엔까지 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이날 영국의 필립 캐피탈은 BOJ가 이번 회의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취할 경우 환율이 100엔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