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윤애 기자] 여야는 오는 26일부터 실시되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출석할 증인들을 상임위별로 속속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 채택된 증인수가 4000명을 넘겨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가운데 올해 이를 뛰어넘는 수가 채택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국감은 야당에서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증인 채택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기업인 망신주기' 국감이 돼선 안 된다는 완강한 반대 입장을 보여 그 결과가 주목된다.
국회의사당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 중 주목받고 있는 상임위는 정무위원회다. 야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문제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증인으로 채택해 국내외 판매차량의 품질과 가격 등에 대해 따져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망신주기식 증인채택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두 야당은 일부 상임위에서 특정 기업인에 대한 군기잡기식 증인채택을 주장하고 있다"라며 "19대 국회에서 증인으로 나와 5분 미만 답변이 76%였으며, 12%는 답변 기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망신주기식 증인채택 땐 국감 무용론이 제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세월호 참사와 한진해운 사태 관련한 증인들이 채택됐다. 여야는 일찍이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김영섭 LG CNS 대표, 박진수 팜한농 대표와 김성균 전 해양경찰청장,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 신보식 세월호 선장의 증인채택을 합의했다. 다만 세월호 사태 관련 야당에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채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세월호 사태를 둘러싼 여야 간의 신경전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이어진다. 야당은 '세월호 보도 외압' 논란과 관련,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다만, 여야는 세월호 사태와 관련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농해수위)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선 야당에서 요구하고 있지만 합의를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여야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핵심 이슈다. 라케시 카푸어 옥시 대표와 배지가스 조작 의혹 관련 요하네스 타머 폴크스바겐 한국지사 대표에 대한 증인 채택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부당 해고 논란과 관련 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을 증인으로, 노종면 전 YTN 기자와 최승호 전 MBC PD는 참고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비리사건 관련,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과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법조 비리로 물의를 빚은 진경준 전 검사장 등의 채택 여부가 논의되고 있다.
한편,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에 대한 출석 요구는 출석일 7일 전에 송달되도록 해 증인 출석에 대한 여야 간의 협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