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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새 정책 성패 '아리송'…"관건은 아베 개혁"

기사등록 : 2016-09-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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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페섹 "경제 개혁 촉진만이 살 길"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갈아 엎기로 한 일본은행(BOJ)의 선택이 성공인지 실패인지 하루 만에 불분명해졌다. 다만 잠자던 아베 신조 총리의 개혁 의지를 깨울 확실한 자극제임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블룸버그>

지난 21일 BOJ는 장단기 금리 유도 목표를 골자로 하는 통화완화 정책 프레임워크를 도입하며 물가와 수익률곡선(장단기 금리차)에 대한 확실한 조절 의지를 보였다.

새 정책 발표에 환호하던 도쿄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온건한 태도와 겹치면서 하루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엇갈리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결단에 대한 성패를 단정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윌리엄 페섹 배런스 아시아 편집장은 BOJ의 결정이 그간 정책의 실효성이 없었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아베 총리가 개혁 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확실한 동기 부여를 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전문가 반응 ‘뒤죽박죽’

전문가들은 프레임워크 변경이라는 예상 밖의 카드에 다양한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

앞서 마이너스 0.3%로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JP모간은 실망스럽다며 BOJ가 2% 물가 목표에 대해 진지한 해결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모간스탠리는 엔화 약세를 꾸준히 끌고 가려면 장기채 매입을 통한 재정 확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클레이즈는 BOJ가 이르면 오는 11월1일 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0.3%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며 추가 완화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을 보였다.

구로다 총재가 새 정책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아니라고 밝히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테이퍼링이나 마찬가지라며 성급했단 평가도 나왔다.

미쓰비시 UFJ 모간스탠리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시마나카 유지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서 한참 떨어진 상태인데 완화 정책에 너무 일찌감치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이는 안 좋은 징조”라고 지적했다.

SMBC프렌드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와시타 마리는 “BOJ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이를 끝내고 싶지 않았고 다만 일드커브 평탄화라는 부작용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 아베 총리로 넘어간 공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블룸버그통신>

페섹은 BOJ가 이번 회의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 확실한 책임의 공을 떠넘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아베 총리가 기업 거버넌스 강화를 주문하고 여성 근로자 확대와 무역 장벽 해소 등 개혁을 위한 제스처를 보이긴 했지만 적극적인 조치였다고 보긴 어렵다. 그보다는 구로다 총재 뒤에 숨어 BOJ가 총대를 메고 엔화 약세 여건을 마련해 주길 기다린 모습이다.

하지만 이날 구로다 총재는 통화완화를 지금처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아베로부터의 비난의 화살을 피함과 동시에 정부 재정 정책과의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강조하며 아베 총리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페섹은 적극적인 개혁을 간접적으로 촉구한 구로다 총재의 메시지를 무시한다면 아베에게 상당한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이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하고 디플레이션 압력도 여전하고 기업 신뢰도도 무너진 상황에서 규제 완화와 재정 부양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주장했다.

일본에게 실질적으로 남은 옵션은 두 가지로 생산성을 혁신하고 개선하거나 아니면 생활 수준을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 수준으로 끌어 내리는 수밖에 없다.

페섹은 아베 총리가 구로다만 바라보고 있을 시기는 끝났으며, 관료주의 청산과 시장 접근성 개선, 스타트업 촉진과 일본 기업의 국제화 도모, 재계 및 정계에 다양성 확대 등의 노력 만이 일본 경제가 살아남을 길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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