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8일(현지시각) 알제리에서 열린 비공식 회담에서 산유량 감축에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지난 2014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과잉 공급 전략을 취했던 사우디가 결국 경제적, 재정적으로 커다란 출혈을 낸 뒤 백기를 든 셈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블룸버그> |
이날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 OPEC이 원유 생산량을 현행 하루 3324만배럴에서 3250만배럴로 감축하는 방안에 합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OPEC 회원국들은 이 같은 방안을 11월 열리는 공식 회담에서 추가로 논의, 각국의 산유량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한 소식통은 OPEC이 이번 비공식 회담에서 감산에 합의를 이룬 만큼 비OPEC 산유국들을 대상으로 원유 수급 불균형 해소에 공조할 것을 종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담 이전에 주요 외신들은 OPEC이 하루 100만배럴 감산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업계 애널리스트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게 꺾였다.
하지만 이번 OPEC 회담은 지난 4월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시장 애널리스트의 관측과 달리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CNBC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모든 OPEC 및 비OPEC 산유국이 감산에 동의할 경우 산유량을 줄일 것이라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을 타고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3% 랠리하며 배럴당 47.0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일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금융시장 애널리스트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스티븐 브레노크 PVM 오일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기대했던 최고의 결과가 나온 셈”이라며 “이번 합의가 11월 공식 회담에서 보다 확고한 결정을 내리는 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우디를 향한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지난 2014년 11월 사우디는 OPEC 회원국들과 감산에 공조하지 않고 국제 원유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켜내기 위해 과잉 공급을 용인하는 과격한 행보를 취했다.
결국 이는 재정난과 실물경기 타격으로 ‘자폭 행위’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사우디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후 뒷북 대응에 나선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2년간 20% 급감, 올해 3월 기준으로 587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대표는 “이번 OPEC 회담 결과의 가장 커다란 포인트는 사우디의 정책이 지극히 무모했다는 사실”이라며 “결국 감산 규모 가운데 상당 부분을 사우디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