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철도차량이 지나가는 철도터널 10곳 중 6곳은 지진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재난방송을 들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경주지역에서 400회 넘게 지진이 발생한 경북 지역 철도터널이 재난방송 수신 설비 설치가 가장 미흡한 것으로 집계돼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국회 국토교통위, 인천 남동을)에 따르면 2016년 9월 기준 철도터널 내 재난방송 수신설비 설치 의무대상 터널 410개 중 실제로 설비가 구축된 곳은 160개다. 의무설치 터널 10개 중 6개는 설비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미구축 된 250개 터널 중 경북이 60개로 가장 많다. 이어 충북 38개, 전남이 37개 순이다. 경북 지역은 최근 경주 지진에서 드러났듯이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재난 방송시설 미구축 터널 중 총 길이가 가장 긴 곳은 부산 금정터널(20.3km)이다. 울산 원효터널(13.3km), 충북 황학 터널(9.97km)에도 재난방송 수신 시설이 없다.
지난 2014년 9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에 따라 철도시설의 소유자‧점유자‧관리자는 터널 또는 지하 공간 등 방송수신 장애지역에 재난방송 등 민방위 경보의 원활한 수신을 위해 필요한 경우 방송통신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전국 621개 터널 중 410개 터널에 대해 FM라디오와 DMB 수신에 필요한 중계설비를 설치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재난방송 수신설비 구축 실적이 낮은 것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은 관련 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가 명확한 설치기준을 고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윤 의원의 지적이다.
DMB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이미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지난해 제시했다. FM라디오는 공단이 이미 160개 터널에 설치한 경험이 있어 자체적으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근거다.
윤관석 의원은 “철도 터널 발생 시 라디오와 DMB는 갇힌 사람들이 재난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공단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난방송 수신 설비 설치를 차일 피일 미루고 있어 무책임하다”며 “조속히 재난방송설비 설치기준을 마련해 우선순위를 정해 설비 구축에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