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베트남 증시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베트남 대표 주가지수인 VN지수는 28일(현지시각) 기준 690.22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대비 상승률은 19.2%로, 아시아 주식 중에 가장 높은 성적이다.
최근 5년간 베트남 VN지수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JP모간은 최근 베트남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에 대해 "베트남 관련 두 주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포트폴리오 재조정(리밸런싱)이 끝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줄어들고 낙관적인 전망이 되살아났다"며 "그 결과 증시가 역대 최고점을 재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일본은행(BOJ)이 예상보다 완화적으로 나오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안정감도 높아졌다"며 "증시에서 투자자들 손바꿈(턴오버)도 이전보다 활발히 이뤄지면서 지수에 추가적인 지지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VN지수는 현재 주가순익배율(PER)이 14배 이상으로, 아시아 증시의 13.6배보다 고평가돼 있다. 다만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은 베트남 증시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 기업들의 순익이 내년에는 16.9% 증가, 그 이듬해인 2018년에는 16.7%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만큼 베트남 기업들의 성장 여력이 높다는 뜻이다.
거시 경제 상황도 긍정적이다. 베트남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6.4% 성장해, 직전 분기의 5.78%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올해 1~9월까지 성장률은 5.93%로 집계돼 전문가 예상치인 5.83%를 웃돌았다.
베트남에 대한 해외직접투자(FDI) 증가와 수출 및 신용 수요의 증가가 베트남 경제성장의 발판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가뭄으로 성장이 위축됐었던 농업 부문도 다시금 성장에 보탬이 되고 있다.
베트남은 또한 삼성전자의 공장이 들어서면서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생산 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의 제조업 경기가 한창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베트남의 지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2로 집계되면서 직전월인 7월의 51.9를 웃돌았다.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 밑돌면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유지니아 빅토리노 호주뉴질랜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이 아시아 지역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혁도 서서히 진척되고 있어 중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