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기업경기체감지수가 지난 2010년1월 기준선인 100을 웃돈 이후 6년9개월째 밑돌고 있다. 기업인들이 만성적으로 경기가 안좋다고 느낀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사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실제 업황보다 비관적으로 느끼는 경향이 있다"면서 "장기 평균을 기준으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기평균인 80선을 기준으로도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올들어 9개월째 냉골이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여파와 수출부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료=한국은행> |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9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1로 전월과 동일했다.
기업가가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한다. BSI가100보다 높으면 기업의 경제심리가 좋음을 뜻하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포함한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제조업 업황 BSI는 2009년 7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스마트폰 수출 등으로 인해 장기평균인 80을 웃돌다가 그해 하반기부터 내려 앉았다. 수출 호황을 마무리하며 대기업들이 체감경기를 더욱 나쁘게 받아들였다. 더불어 세월호, 메르스 등 국가적 참사가 발생하면서 각각 2014년 상반기, 2015년 상반기에 장기평균치 80을 크게 밑돌았다.
최근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 3월 68에서 4월 71로 오른 이후 9월까지 71~72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경기가 안 좋다고 인식하는 모습이다.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제조업 중 대기업 BSI는 75로 전월인 8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은 64로 전월 대비 5포인트 올랐다. 수출기업은 전월보다 3포인트 내린 72를 기록했고 내수기업은 2포인트 올라 BSI는 70이 됐다.
하세호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과장은 “보통 대기업과 수출기업,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이 같은 추세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기업·수출기업은 자동차 및 기타 기계장비 업종의 업황이 악화됐고 중소기업·내수기업은 금속가공업종이 좋아졌고 9월 중 D램 가격 상승에 영향을 입은 전자업체의 업황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조업체들은 10월엔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봤다. 10월 업황전망 BSI는 75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의 9월 업황 BSI는 73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비제조업의 10월 전망 지수 역시 전월과 동일한 75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비제조업체들도 내수부진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어 경쟁심화,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도 언급했다. 자금부족에 응답한 기업 수도 전월에 비해 소폭 늘었다.
9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4.5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으나 순환변동치는 94.5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올랐다.
ESI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수다. BSI과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해 도출한다. 마찬가지로 100보다 높으면 민간의 경제심리가 과거보다 나아졌다는 얘기다.
하세호 과장은 “BSI는 전월과 비슷했으나 소비자동향 쪽에서 가계수입전망이 전월보다 하락해 ESI 역시 소폭 하락했다”면서 “전월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