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SDS가 물류사업 분할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해외법인에 대한 분할을 단행하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삼성전자-삼성SDS 합병설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삼성SDS는 30일 공시를 통해 물류사업 분할 방안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외법인은 IT서비스사업과 물류사업의 분리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물류사업 분할에 대한 재공시 시점은 6개월 뒤다. 관련 업계는 삼성SDS가 이 기간동안 해외 법인 정리를 마치고 본사 분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삼성SDS 분할 이후 IT서비스사업이 삼성전자로 흡수합병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열쇠로 꼽힌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0.59% 소유하고 있는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늘리기엔 금전적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을 9.2% 갖고 있다. 삼성SDS IT서비스사업이 삼성전자로 흡수합병되면 자금 부담 거의 없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시나리오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당한 삼성으로선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 부회장은 다음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전자 등기임원(사내이사)에도 오를 예정이다. 이는 대외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 등에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업계에서 생각하는 삼성 사업재편의 종착지는 지주회사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향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와 삼성물산이 합병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시나리오다.
삼성물산도 지주회사 설립 전에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관건인데, 삼성SDS가 삼성전자로 합병되면 삼성물산도 지분을 늘리게 된다. 현재 삼성물산은 삼성SDS의 2대주주(지분율 17.1%)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4.22%를 갖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미 지난 4월 삼성SDS IT서비스 부문 연구개발 인력 800명이 삼성전자 우면동 캠퍼스로 이동해 함께 일하고 있다는 점도 합병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재료료 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 SDS IT서비스 부문은 인적분할 이후 클라우드,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 성장잠력이 큰 신규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예정보다 한달가량 먼저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주가 부양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회에서 기업 분할시 자사주에 분할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의 상법개정안 등이 발의되면서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