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선진국에선 낮은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앙은행의 정책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피치는 3일(현지시각) 올해 미국 경제가 1.4%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 1.8%보다 낮아진 수치로 전망이 실현될 경우 미국 경제는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브라이언 콜튼 피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업종의 조정과 약한 해외 수요, 달러 강세를 이번 성장률 하향의 근거로 꼽았다.
미국 수입 항만 <출처=블룸버그> |
피치는 선진국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최근 몇 달간 확대했다고 진단하면서 2018년까지 지난 2011~2015년의 연평균 1.5%를 제대로 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최고점을 찍었고 통화정책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일본의 경제 전망도 개선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콜튼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경제는 기껏해야 낮은 성장이나 그럭저럭 해내는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미 대선 캠페인 기간 중 나타난 포퓰리즘이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콜튼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선진국에서 나타난 포퓰리즘은 보호무역과 유로존의 지역적 갈등을 촉발할 수 있고 이것은 불확실성을 키우며 민간 부문 투자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앙은행이 이 같은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여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피치는 "부정적 성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중앙은행의 여력은 줄고 있다"면서 "낮은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과 중앙은행의 완화책 발표의 복잡성, 저축자의 이자 수익 감소와 시장 왜곡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경제로 파급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피치는 신흥국 경제에 대해선 보다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콜튼 이코노미스트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돌아왔다고 말하긴 이르지만, 규모가 큰 신흥 경제의 거시 상황은 안정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수출과 민간 투자의 가파른 둔화를 맞이한 중국의 성장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은 본격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