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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삼성전자에 기업분할 요구···삼성에 득?(종합)

기사등록 : 2016-10-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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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배구조개편 과정 예상되는게 대부분...걸림돌 안돼"

[뉴스핌=김신정 기자]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기업분할 요구 등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분위기다. 각을 세우기 보다는 오히려 시장 안팎에서 나돌던 삼성전자 기업분할과 지주전환의 명분을 세워주는 행보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엘리엇 계열 투자회사인 블래이크 캐피톨(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톨(Potter Capital)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이사회에 주주가치 증진계획 제안서(Samsung Electronics Value Enhancement Proposals)를 보내, 지배구조 단순화와 주주환원 확대, 전자부문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등을 요구했다.

복잡한 지배구조와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을 망라하는 비대한 사업 구조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게 엘리엇의 주장이다. 또 삼성전자의 구조가 불필요하게 복잡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회사를 나누면 더 강하고 안정적인 기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30조원의 특별배당을 실시하고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삼성전자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이번 엘리엇의 요구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주의 제안에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지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엘리엇이 삼성의 경영에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업 내 영향력을 키워준다며 반대했고, 다른 해외투자자로부터 지지도 얻었지만 결국 표결에서 패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삼성전자의 주주 지분 구성을 보면,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家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국내외 기관 및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70%가 넘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60%, 2/3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해외투자자로부터 경영권 간섭을 받을 수 있는 취약한 구조를 띠고 있는게 사실이다.

지난달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책임경영은 물론 민·형사상 책임도 지게 됐는데, 그동안 삼성전자 주주인 해외기관 투자자들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서 보다 책임 있는 경영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등재는 대외적으론 그동안 해외기관 투자자들의 지적사안인 등기이사 등재를 받아들인 것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번 엘리엇의 또 한번의 삼성전자 경영 간섭을 두고 시장의 반응은 삼성전자에 나쁠게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과거와 달리 엘리엇은 삼성전자와 오너일가가 이룬 과거 업적을 지지하고, 지주 전환을 통한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지배구조개편에서 삼성전자가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부분의 과정이 엘리엇 제안에 포함됐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위해서 대규모 주주친화정책을 예상한 만큼 걸림돌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엘리엇 서한은 비영업자산 가치인식 측면의 긍정적인 관점을 재확인시켜주는 사건으로 해석된다"며 "삼성전자는 점차 주주환원 정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외신들도 이번 엘리엇의 삼성전자에 대한 요구사안을 대립각을 세우기 보단 주주환원 정책을 위한 장기적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엘리엇이 삼성전자의 분사를 주장한 데 대해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식 행동주의 투자를 아시아의 기업에 심으려는 야심에 찬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엘리엇은 최근 몇 년 동안에서 가장 바쁜 행동주의 투자자 중 하나가 됐다"며 "엘리엇의 제안은 어떤 의미에선 삼성 재벌의 구조를 단순화하고 필요한 사항은 요구해 해외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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