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 OPEC이 원유 감산에 합의하면서 건설업 해외 수주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저유가로 재정이 바닥난 산유국들이 건설 발주량을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그동안 해외수주에 어려움을 겪은 건설사업계에 있어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OPEC이 지난 28일 산유량 감축에 합의하면서 한동안 중단되다시피 했던 중동의 플랜트 공사가 재개돼 해외 건설 수주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OPEC의 원유 감산 합의가 국제 유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원유 감산 합의 소식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34% 급등한 49.83달러로 50달러에 근접하면서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감산으로 유가가 오르면 산유국의 재정난이 개선돼 해외수주 부진으로 지목된 중동 국가의 발주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중단됐던 플랜트 공사가 재개되고 인프라 투자가 늘어 수주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현재 국내 건설사가 참여한 중동 프로젝트는 200억달러(한화 약 22조원)에 이른다. 국내 건설사가 수주 추진 중인 주요 프로젝트는 ▲현대건설 에콰도르 정유공장(30억달러) ▲GS건설 아랍에미리트 정유플랜트(30억달러), 가봉 정유플랜트(12억달러)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가스플랜트, 모잠비크 LNG ▲대림산업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플랜트, 이란 인프라프로젝트 등이다.
삼성물산 카타르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모습 <사진=삼성물산> |
다만 OPEC 합의가 실제로 성사되고 유가가 지속적으로 올라야 해외수주 실적 개선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지난 회의에서 석유수출국들이 하루 생산량을 3324만배럴에서 74만배럴 줄이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정식 발표는 오는 11월 회의에서 이뤄진다. 11월 회의때 감산량이 이보다 줄거나 변동사항이 생기는 경우 국제 유가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종국 실장은 “원유 감산 합의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한동안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느 나라가 어느 정도 감산할지 알 수 없고 합의라 해도 준비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며 “감산이 소폭에 그칠 수 있고 미국 금리 인상 등 세계 경제라는 변수가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원유 감산으로 안정적인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 중동 건설 수주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산유국들이 과거에도 감산을 결정했다 다시 증산 경쟁을 하는 경우가 많아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으로 올해 이라크와 쿠웨이트 등 건설사의 해외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에서 수주 물량이 크게 줄었다.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건설사의 총 해외수주액은 184억5556만달러(한화 약 20조5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 급감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해외수주액이 단 9억달러(약 1조원)에 그쳤다.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수주량이 늘었지만 금액 비중이 큰 중동과 아시아 지역 수주가 급감하면서 전체 수주량이 감소한 탓이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저유가와 함께 올들어 브렉시트 여파까지 겹치면서 해외수주고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