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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2주 전에 로보어드바이저는 매도했다"

기사등록 : 2016-10-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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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CIO "맹신하면 안돼"

[뉴스핌=김선엽 기자] "도이체방크 사태와 관련해 평소와 다르게 데이터가 잡히는 것이 없다. 펀드플로우, 환변동성, 단기자금시장 경색여부, 금리 추이, 공포지수 및 위험지표 움직임 등을 봤을 때 일반적인 상황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용하고 있는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CIO는 도이체방크 사태와 관련해 로보어드바이저가 특별한 위기신호를 보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CIO는 지난 5일 뉴스핌과 만나 "도이체방크에 따른 포지션 변화는 거의 없다. 오히려 주식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데이터가 나왔다. 때문에 이달 우리는 유럽 주식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말하는 것은 우리가 도이체방크의 벌금이 얼마인지 등을 다 까봐서가 아니다"라며 "정성적으로 분석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도이체방크의 파산 가능성을 경고하는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글로벌 금융시장의 데이터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차분하다는 의미다.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CIO <사진=김선엽 기자>

국내 1호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인 쿼터백자산운용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운용액 규모는 총 900억원. 신규 운용사의 반 년 만의 성적으론 적지 않은 규모다. 지난달까지 연간 누적 수익률은 3%대다. 

일각에선 로보어드바이저가 올 초 불었던 '알파고' 열풍에 기대 일시적인 바람몰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내놓는다. 하지만 조 CIO는 이미 3년여 전부터 회사가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을 목표로 착실하게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쿼터백자산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가 내세우는 강점은, 인간의 감정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돌려, 규칙을 찾아내 알고리즘을 만든다는 것이다. 가깝게는 1990년대, 멀리는 1900년대 초 데이터까지 끌어 모은다. 

◆빅데이터 기술 이용해 유효성 높으면 룰 만든다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가가 오른다? 속설인데 알고 보니 아무 연관성이 없으면 버린다. 반면, 전혀 예상 못했는데 달러가 강해질 때마다 멕시코 주식이 강해진다면? 장기적으로 계속 그러면, 즉 유효성이 0.9 이상이면 이를 룰로 만든다. 예전엔 이런 과정이 없었다. 우리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이 과정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서버가 특정 국가 또는 상품에 대해 매도 혹은 매수 신호를 보내면 운용역의 개입 없이 그대로 포트폴리오에 반영된다. 

조 CIO는 "모델에서 미국보다 유럽이 좋다고 나오면 그대로 포트폴리오에 비중대로 담는다"며 "유럽이 안 좋다고 나왔는데 '이 정도면 유럽 많이 빠지지 않았어?'라며 머뭇거리는 것은 로보어드바이저에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6월 브렉시트 폭락 때도 데이터가 보내는 신호에 따라 매매를 해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그는 "브렉시트 투표를 2주 남겨두고 위험신호가 굉장히 올라갔다"며 "유럽 쪽 주식을 많이 팔아서 손실이 덜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로보어드바이저의 판단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조 CIO는 "9월까지 잘 왔는데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주식 비중을 낮추라는 쪽으로 결과가 나왔다"며 "하지만 반대로 주식이 오르면서 남들보다 못 먹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렇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를 맹신하는 것을 그는 경계한다. 인공지능이란 표현에도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을 가장 일찍 예측하는 것은 돈의 움직임이라고 확신한다.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게 환율이고 다음이 금리다. 주식이 제일 늦다"고 강조했다. 

이어 "브렉시트 터진 다음 주변의 지표는 오히려 평온했다"며 "가격이 잘못 빠졌다는 의미였고 그래서 7월에 유럽주식을 더 샀던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못지않게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은 미국 대선에 쏠려있다. 금융지표는 힐러리와 트럼프 중 누구의 승리를 점칠까. 그는 "지금까지 나온 것만 보면 힐러리가 이길 확률이 높게 나오는데, 데이터는 변하니까 대선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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