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부동산 펀드가 퇴직연금 시장까지 비집고 들어왔다. 부동산 펀드가 기관투자자와 거액 자산가의 전유물에서 일반 투자자로까지 대상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이 지난 4일 출시한 '100세시대퇴직연금글로벌프라임상업용펀드'는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된 퇴직연금 전용 글로벌 리츠 펀드(채권혼합)다.
운용 자산 중 일부(최대 40%)를 한화자산운용이 2007년부터 운용중인 ‘글로벌프라임상업용부동산펀드’에 투자한다. 그리고 50% 이상을 자사 채권펀드인 '퇴직연금채권펀드'와 '코리아밸류채권펀드'에 투자한다.
모펀드인 '글로벌프라임상업용부동산펀드'는 글로벌 부동산 전문운용사 라살인베스트먼트가 위탁 운용하는데, 선진국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관리 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포트폴리오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2.4%로 가장 높고 그 외 영국, 일본, 호주, 프랑스 등 선진국에 분산투자한다. 우리나라는 상장된 리츠 회사가 현재 4개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경우 상장사 개수만 200개다. 시총이 1200조원 정도로 한국 주식시장 전체와 맞먹는다.
예컨대 이 펀드의 자산 중 7.41%를 차지하는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Simon Property Group)은 미국 최대 규모의 쇼핑 부동산 기업으로 시총이 930억달러다.
글로벌프라임상업용부동산펀드는 오피스, 리테일, 물류창고, 아파트와 같은 코어(핵심) 자산에만 투자하고 호텔이나 데이터센터와 같이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은 배제한다.
김선희 한화자산운용 글로벌AI팀 부장은 "그 동안 부동산 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글로벌 연기금이었다"며 "2016~2019년 연 평균 성장 전망은 글로벌 평균 6.0% 수준으로 장기투자가 원칙인 연금시장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해외부동산펀드수익률 (기준일:10월 6일) <출처:에프앤가이드> |
'100세시대퇴직연금글로벌프라임상업용펀드'가 해외 전용이라면 국내 리츠에 주로 투자하는 퇴직연금 펀드도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교보악사리츠인프라채권혼합펀드'는 국내 상장된 리츠 인프라 종목에 최대 40%를 투자하고 60%는 국공채에 투자한다.
정부가 리츠 상장의 문턱을 낮춤에 따라 향후 국내 리츠시장의 성장에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현재는 맥쿼리인프라, 맵스리얼티1(미래에셋맵스 아시아퍼시픽 부동산공모1호투자회사), 모두투어리츠 등의 주식에 보유 자산의 34%를 투자하고 있다.
최상돈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5년, 10년 후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과거 데이터 추이를 보면 부동산 가격은 길게 볼 때 우상향했다"며 "미국 맨하탄을 봐도 2008년도에 반토막이 났지만 그 이후 20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금융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임대료도 같이 상승하므로 오히려 수익성이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승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거액 자산가의 경우 부동산에도 투자하고 주식과 채권도 하고 다양하게 한다"며 "직장인도 그렇게 투자를 하기를 원하지만 그렇지 못 해왔는데 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고 앞으로 많은 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월 6일 기준 한화글로벌프라임상업용부동산자펀드 수익률 <출처=펀드슈퍼마켓> |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