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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코리아의 굴욕...윤윤수 회장, 명성 회복할까

기사등록 : 2016-10-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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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하락세에 '히든 카드' 놓치고 최대주주까지 내주며 굴욕 지속

[뉴스핌=전지현 기자] 휠라코리아의 굴욕이 지속되고 있다. 브랜드 재정리를 위해 야심차게 영입했던 정구호 부사장이 1년4개월만에 사임한데 이어, 최근 KB자산운용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5월,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이미지 개선을 이유로 오랜 창립 멤버들을 뒤로하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지만 부진한 실적탈출에 성공하지 못한 채 자회사 아쿠쉬네트 상장만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지난 7일 KB자산운용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KB자산운용은 장내매수를 통해 12만6660주를 취득함으로써 기존 14.6%였던 지분율이 15.71%로 변경됐다. 현재 윤 회장을 비롯한 휠라코리아 관계자 총 주식보유량은 14.6%다.

국민연금공단과 템플턴자산운용의 주식쟁탈전으로 1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되찾은 지 1년7개월만의 수모. 당시 윤 회장과 그의 창립멤버들은 경영권 안정을 위해 2010년 사들였던 'BW 카드'를 꺼내면서 주식률 14.13%로 템플턴자산운용을 제치고 50일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은 바 있다. 신주인수권이란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회사 주식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우선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일단, 윤 회장에게 남은 BW는 현재 71만5000주로 5.31%뿐이다. 보통주로 모두 전환해도 15.2%로 KB금융지주가 보유한 지분률에 못 미친다. 2년여전 그에게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이기호, 정성식, 신동원 등 창립멤버들은 지난해 5월, 새피를 수혈받는 대신 자리를 떠났다.그때 그들은 BW를 포함한 보통주도 모두 팔아 치웠다.

그의 사위인 이성훈 아쿠쉬네트코리아 대표와 자회사 케어라인이 각각 4.49%와 0.22%를 소유했지만 모두 합쳐도 19.91%. 현재 KB자산운용 외에도 국민연금공단(8.45%), 템플톤 에셋 매니지먼트(11.21%), 피델리티 매니지먼트&리서치컴퍼니(7.72%) 등 보유지분이 10% 안팎을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의 지분 참가 목적이 경영참여가 아니더라도 높아지는 외부지분율 때문에 휠라코리아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현 추세라면 윤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의중과 상관없이 신주인수권 행사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실적에 발목잡힌 '샐러리맨 신화'

윤 회장은 월급쟁이에서 시작해 오너 경영인의 반열에 오른 ‘샐러리맨 신화’로 손꼽혀 왔다.1991년부터 휠라코리아 사장을 맡았던 윤 회장은 당시 60억원이던 매출을 2000년에 147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10년새 20배가량 불렸다. 2003년에는 휠라 본사를 삼킨 뒤 2007년 휠라글로벌 지주회사 SBI로부터 사업권도 넘겨받는 등 거듭된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수년째 저조한 국내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휠라코리아 국내 사업부문은 2011년 4577억원 매출을 거둔 이래 지난해 3468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다. 영업이익도 2014년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을 낸 이후 2015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윤 회장이 국내 실적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디자이너 ‘정구호 부사장’이었다. 지난해 5월, '정구호표 젊은 휠라'를 예고하며 노후화 이미지에서 2030에게 어필되는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휠라 아웃도어’와 '디아도라' 브랜드 사업도 정리했다.

하지만 이 혁신은 통하지 않았다. 기존 휠라 이미지를 좋아했던 4050대 고정층이 이탈했지만 2030대 고객도 흡수하지 못한 채 방향성만 잃었다는 평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 부사장은 지난 9월30일자로 1년4개월만에 돌연 사퇴했다.

올 상반기에는 부진한 국내사업을 견인했던 미국법인에서도 초라한 저조한 성정표를 내놨다. 휠라코리아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774억원, 31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24%, 41.14% 감소했다.

업계는 휠라코리아가 아쿠쉬네트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면 1조원대 골프용품사 오너가 된다는 점에서 내년부터 휠라코리아의 부실한 재무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하고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보유한 골프용품 회사 아쿠쉬네트를 12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은 아쿠쉬네트가 상장만하면 현재 부실한 휠라코리아의 든든한 자금줄이 된다는 점에서휠라코리아 사업보다는 상장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며 "상장이 마무리 되면 그동안 경영권확보를 위해 매년 사모았던 400~500억원대 주식도 끝나기 때문에 휠라코리아 실적이 나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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