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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사태 해외 시각 “삼성 브랜드 타격…쇄신 필요”

기사등록 : 2016-10-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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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성급했다.. 배터리 책임 소재따라 충격 다를 것"

[서울/시드니= 뉴스핌 이홍규 기자 권지언 특파원] 신제품 갤럭시노트7의 결함으로 글로벌 판매와 교환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 다수는 명성에 치명적인 누가 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미지 쇄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빠른 사태 해결과 이미지 쇄신 노력에 나선다면 삼성전자의 저력으로 명성을 다시 회복할 것이란 낙관적인 시선도 나온다. 실적에 미치는 충격은 배터리 문제의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측이 갤럭시노트7에 대한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역풍을 맞으며 일단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 "삼성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 악영향 불가피"

서울 서초동 삼성딜라이트샵에 갤럭시노트7 광고 포스터가 걸려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신문은 버라이즌 로웰 맥아담 대표가 “내가 이 업계에 몸 담은 시간 동안 이번 같은 리콜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삼성에 진정한 불명예(black eye)가 되겠지만 결국에는 회복할 것”이란 의견을 전해왔다고 소개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판매 중단 선언으로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입진 않겠지만, 삼성전자라는 브랜드와 신뢰도에 손상이 가해질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카네기멜론 공과대학의 비벡 와드화 교수는 "삼성전자는 TV부터 휴대폰, 반도체 그리고 디스플레이까지 다각화된 제품군을 갖고 있다"며 "휴대폰 사업은 커다란 부분이 아니지만, 브랜드는 이 시장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미국 CNBC뉴스와 인터뷰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노트7 발화 논란과 판매 중단 선언으로 '위기모드'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새제품을 통해 이미지를 시급히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와드화 교수는 "지금으로부터 새제품 개발에 1년이 걸린다면, 이런 인식은 사람들 뇌리 속에 박혀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 소비자들은 잇따른 리콜 조치에 좀 더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WSJ는 전했다.

TV, 세탁기, 태블릿 등을 모두 삼성 제품으로 두고 있는 삼성 매니아 숀 민터는 교환 받은 갤럭시노트7에서 발화 사고가 있었다며 “여태 수천 달러를 들여 삼성 제품들만 고집해왔는데 실망”이라며 “삼성을 신뢰했는데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경영대학원 글로벌브랜드리더십센터 이사 매튜 퀸트는 “처음 (리콜)에는 소비자들도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너그러운 마음에 타격이 거의 없겠지만 두 번째는 분명 (브랜드에) 장기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삼성이 갤럭시노트7뿐만 아니라 세탁기 관련 안전 문제도 마주하고 있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삼성은 일부 세탁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미국소비자안전위원회(CPSP)로부터 경고령을 받은 상태다. 문제가 된 제품은 지난 2011년 3월부터 2016년 4월 사이 생산된 뚜껑이 위쪽에 있는 일반 세탁기로, 삼성측은 미국 안전 당국과 관련 문제를 논의 중에 있다.

◆ 노트7 교체, 너무 성급했나?

해외 전문가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초기 갤럭시노트7 교체 조치가 너무 성급하게 이뤄진 점이 결국 제품 안전과 삼성 주장에 대한 신뢰도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이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초반에 문제 원인이 배터리 공급업체 쪽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해외 판매 및 교환 중단을 발표하면서 당초 주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

특히 갤럭시노트7 교체 폰에 대해서도 배터리 문제가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애초에는 삼성 측이 이 문제를 경시하다가 이제 와서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 삼성 측 초기 진단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배터리 전문가들과 애널리스트들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단순히 배터리가 아닌 다른 부품에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카네기멜론대학 기계공학 조교수 벤캇 비스워나단은 "배터리 전압제어 시스템이나 배터리셀에 사용되는 제품 품질 이상으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9월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딜라이트샵에서 고객들이 갤럭시노트7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이 너무 성급하게 교체 제품을 내놓아 문제가 커졌다고 지적한다. 지난 8월 갤럭시노트7을 구입한 싱가포르 소재 투자관련 컨설턴트 응고 잇 성은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뢰도를 시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교환 제품을 내놓고 문제가 없다고 하면 이는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에 알테라 소속 전기 엔지니어로 일한 적이 있다며, 지금도 교체 받은 노트7이 충전 중에 과열 현상이 나타나 불안하다고 말했다.

상품 안전 전문가들은 상품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문제를 없애는 작업도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PSC 선임이사 출신 파멜라 길버트는 “기술이 너무 빠르게 진보해 안전 기관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의 경우 오히려 너무 빨리 교체에 나선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배터리 누구 책임? 애플과 구글 반사이익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직접 원인이 배터리 공급업체 쪽에 있는지 혹은 삼성전자에 있는지에 따라 삼성전자가 입는 타격 강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 분석가는 "지금 이 순간에 드는 질문 하나는 이번 사태가 공급업체 문제인지, 혹은 디자인 결함 문제인지"라며 "만약 삼성전자의 직접적인 책임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 이는 회사의 브랜드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IB)과 전문가들은 노트7 판매 중단으로 단기적으로 애플과 구글 등 경쟁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평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아직까지 애플의 반사 이익에 대해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노트7의 현재 문제는 애플의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BMO캐피탈마켓의 팀 롱 매니징디렉터는 "애플은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삼성에서 얻을 것이다"며 "다른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라고 CNBC와 인터뷰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와드화 교수는 최근 새로 공개된 구굴의 스마트폰 픽셀이 삼성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롱과 와드화 교수는 결국엔 삼성이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안젤로 지노 분석가는 이번 사태로 일부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애플의 iOS로 갈아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1%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권지언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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