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국내 게임 산업의 허리인 중견 게임사들의 주가가 좀처럼 날개를 펴치 못하고 있다. 신작 출시가 주가 상승 동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존 흥행작에 의존해 새로운 성장 엔진이 가시화되지 않은 게임사들도 마찬가지다. 대장주 엔씨소프트를 제외하면 신작 모멘텀이 실적에 반영될 때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 기대작 출시에도 주가 부진…신작 부재에 최저가도
<게임사 CI=각 사> |
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는 기대작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지난달 2년 만에 '애니팡3'를 내놓으며 '애니팡 포커'와 함께 10위권 내에 안착시켰다. 파티게임즈 역시 '아이러브니키'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 후 모바일 포커 게임 '포커페이스'를 출시했다.
신작 성적에 비해 주가는 부진한 흐름이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3 출시 당일 2.8% 오른 3만795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3만3500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니키 출시 이후 1만원대 밑에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이어가는 중이다. 각각 연초 대비 17.2%, 21.7% 빠졌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사들의 주가도 하락세다. 게임빌과 조이시티가 대표적이다. 게임빌은 최근 첫 자체 개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열블러드'를 비롯해 RPG(역할수행게임) 5종을 선보였다. 로열블러드로 RPG가 포화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해외에선 아직 기회가 열려있는 RPG를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조이시티도 연내 출시를 앞둔 모바일게임과 VR(가상현실)게임들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게임빌 주가는 지난 10일 5만87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해 2014년 이후 6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조이시티의 경우 지난 7월 3만3700원에서 최근 2만3600원으로 미끄러졌다.
기존 성장 엔진에만 의존하고 있는 컴투스, 웹젠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주 매출원인 '서머너즈워'와 '뮤' IP 기반 게임들의 힘이 빠지면서 지난 10일 모두 최저가를 기록했다. 컴투스는 9만7600원, 웹젠은 1만6200원으로 연초 대비 각각 33% 가량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작 라인업 예고만으로 기대를 샀던 과거와 달리 게임 시장 전체가 침체되면서 달라진 분위기"라며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신작 흥행도 쉽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 맏형 엔씨소프트는 껑충…탄탄한 온라인+리니지 모바일
반면 게임업계 맏형 엔씨소프트는 승승장구 중이다. 지난 6일 30만7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으며 2012년 이후 4년 만에 30만원대를 회복했다. 올 초와 비교하면 42.9% 껑충 뛰었다.
중견 게임사들과 달리 신작 모바일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 IP인 '리니지'에 기반한 모바일 신작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리니지M' 등이 대표적이다.
<리니지 레드나이츠 BI=엔씨소프트> |
신작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기존 온라인 게임이 탄탄한데다 리니지 IP를 모바일 게임에 입혔기 때문이다. 모바일 신작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확실한 흥행 보증 수표를 앞세웠다는 평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 동안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우려는 모바일로 변화하는 게임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냐에 대한 것"이라며 "우려가 해소되고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엔씨소프트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도 "해외 게임엄체들도 PC,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갖고 있는 곳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면서 "엔씨소프트의 경우 안정적인 온라인 매출에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