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하면서 휴대폰업계가 적잖은 충격을 받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 생산과 판매를 중단시킨 삼성전자 주가는 폭락하고 있는 반면 LG전자와 애플의 주가는 며칠사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이틀간 주가가 5% 넘게 상승했고, 애플도 11일(현지시간) 나스닥 거래에서 0.22% 상승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가 1.54% 내린 점을 감안하면 애플은 나홀로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선언한데 따른 반사효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전날 자료를 통해 "고객의 안전을 위해 갤럭시노트7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고 단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문제가 없다던 중국에서 팔린 갤럭시노트7 제품도 리콜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휴대폰업계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스마트폰 신제품이 50여일 만에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생산과 판매를 전면 중단한 11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급락해 전날보다 8.04% 떨어진 15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4.89p(1.21%) 하락한 2031.93p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당장 신제품 출시로 활기를 띠는 듯 보였던 휴대폰 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시장 판도도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노트7는 리콜이 발표되기 전 한때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9월 갤럭시노트7 리콜이 시작되자 이동통신시장 번호이동 건수는 46만9045건으로 전월 대비 20.5% 급감해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 1일 갤럭시노트7 판매 재개 후 하루 평균 1만대 이상 팔리자, 업계는 휴대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또 다시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암초를 만나 시장은 우울한 분위기다.
또 삼성전자가 사실상 배터리 발화사고가 잇따른 갤럭시노트7을 포기하면서 전작인 갤럭시S7으로 이번 하반기 승부수를 둬야 하는데, 그러기엔 LG전자, 애플 등 경쟁사 신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애플이 오는 21일 국내 아이폰7 출시를 앞둔 상황이어서 당초 삼성전자와 휴대폰 판매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 마저도 어렵게 됐다.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에 방수·방진기능과 듀얼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헤드셋 잭을 없애고 선이 없는 이어폰 '에어팟'을 선보였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최근 문제가 된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국내외 주요 언론 등은 아이폰7이 혁신기능이 없는 단순한 제품에 불과하고 폄하했지만 갤럭시노트7이 빠진 휴대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지켜 봐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IDC 조사에 따르면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11.8%로 삼성(22.4%)의 절반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달 출시된 LG전자 스마트폰 'V20'도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연휴 기간에는 약 2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V20은 갤럭시노트7 판매가 중단되면서 초반 흥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업체 화웨이는 물론 구글도 수혜가 예상된다. 구글은 지난 4일 안드로이드 기반의 '픽셀폰'을 첫 선보였는데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 판매 규모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이 우리나라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휴대폰 수출은 전체 수출액 5267억5700만 달러 가운데 5.51%(290억3,900만달러)를 차지한 수출 으뜸 상품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경기 침체 등으로 수출액(올해 1~8월)이 지난해같은 기간에 비해 7.8% 감소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