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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엔진? 애플-구글이 美 경제 좀 먹는다

기사등록 : 2016-10-13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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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로봇이 2조달러 인적 경제 가치 잠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간판급 기업으로 꼽히는 IT 업체들이 고용과 생산성 저하의 원흉으로 지목 받고 있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이 미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는 기존의 평가와 상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들 기업이 새로운 가치와 경제적 ‘파이’를 확대한 것은 사실이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천문학적인 커뮤니티를 앞세운 페이스북의 온라인 광고 매출과 구글의 검색 엔진 이외에 증강현실과 무인자동차까지 전방위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이들의 행보는 지켜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사진=블룸버그>

문제는 경제 펀더멘털의 핵심 축에 해당하는 고용 시장에서 관련 기업들의 기여가 보잘 것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도 첨단 IT 기술이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실제 수치로 입증된 사실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과 페이스북의 직원 수는 총 7만4505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 수에 비해 3분의 1 가량 낮은 수치다.

알파벳과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두 배 높지만 고용 창출에 대한 기여는 현저하게 떨어진 셈이다.

지난 2012년 페이스북이 10억달러에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전체 직원이 고작 13명에 불과했다. 2014년 페이스북에 인수된 왓츠업의 경우 당시 전세계 4억5000만명의 회원을 확보, 190억달러의 가치를 평가 받았지만 직원 수는 55명이었다.

미국 IT 업계의 인력은 2001년 187만명에서 올해 8월 103만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애플부터 IBM까지 주요 IT 업체들이 제조업 부문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로 이전한 데다 컴퓨터 시스템이 인력을 대체한 결과다.

애플은 지난 2004년 미국 제조 부문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2011년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생산 부문 인력을 거의 모두 아시아를 포함한 해외로 이전시켰다. 2013년 맥프로 생산을 재개하면서 텍사스에 관련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을 뿐이다.

<사진=블룸버그>

여기에 2002년 이후 IT 기업 창업이 줄어든 것도 관련 업계의 고용 창출이 후퇴한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IT 창업은 1992년 6만4000건에서 2001년 11만3000건으로 급증했으나 2011년 7만9000건으로 줄어들었고, 이후 회복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애플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그리고 오라클 등 IT 부문 시가총액 상위 5개 업체의 기업 가치는 총 1조8000억달러로 평가 받고 있다. 이는 2000년 상위 5개 기업의 시가총액에 비해 80% 높은 수치다.

반면 이들 기업의 직원 총 수는 43만4505명으로 16년 전 상위 5위 기업에 비해 22%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생산 인력 해외 이전 이외에 로봇의 등장도 기업의 외형에 비해 고용이 저조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아마존의 경우 미국 물류센터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4만5000대의 소형 로봇에 의존해 가동되고 있다.

야간 경비용 로봇을 생산하는 나이트스코프의 스테이시 스티븐스 공동 창업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로봇은 경영자들에게 불평 불만을 늘어놓지 않을 뿐 아니라 연금이나 보너스와 같은 비용 부담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최근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아마존의 로봇과 같은 자동화 시스템이 앞으로 수년간 2조달러에 달하는 인적 경제 가치를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IT 산업의 고용 감소는 생산성 저하와 제자리 걸음에 그치는 임금 상승률, 여기에 소득 불균형까지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또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논쟁에 불을 당겼다. MIT의 에릭 브린졸프슨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부모 세대가 창출했던 진보를 현 세대가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좌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정치권 논쟁으로 비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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