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헝가리부터 네덜란드까지 유럽 주요국의 국채 발행 수익률이 들썩이고 있다.
신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지만 수익률이 뚜렷한 상승 추이를 보여 주목된다.
유로존 <출처=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헝가리와 아일랜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의 국채 발행 비용이 일제히 상승했다.
네덜란드가 10년 만기 국채를 0.153%에 발행해 지난 7월 중순 발행 금리인 0.043%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비용을 부담했다.
아일랜드 역시 10년 만기 국채 발행 금리가 지난 9월 초 0;33%에서 최근 0.495%로 올랐다.
유통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 9월 말 이후 15bp 가량 상승, 최근 0.03%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일랜드의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같은 기간 0.34%에서 0.5%로 뛰었다.
유럽 전반에 걸친 국채 수익률 상승은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고정 수익률을 제공하는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이 상승하게 된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2월 2017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ECB는 2015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물가 전망치를 높여 잡는 셈이 된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ECB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한계 수위를 맞았고, 자산 매입을 포함한 부양책을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일부 외신은 ECB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정황이 맞물리면서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의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 이후 유럽 주요국이 30년 및 50년 만기의 초장기 국채를 대량 발행한 가운데 수익률 상승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이 손실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인테사 상파올로 은행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로존 전체 국채 발행액 가운데 30~50년 만기 국채 비중이 1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수치다.
투자자들은 수익률 추이를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이다. 얀 본 게리히 노데아 은행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유럽 국채 수익률이 바닥을 찍었다고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며 “다만, 적어도 하락 일방향의 움직임에 변화가 발생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