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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부는 반기문 바람처럼 금융권에도 '충청대망론'이 강하게 불고 있다. 올해말과 내년초 임기가 끝나는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에 충청권 출신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신한지주와 IBK기업은행에서는 경쟁자에 비해 한발 앞서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선 내년 3월과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기업은행장에 충남 대전고 출신인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박춘홍 전무이사(수석부행장)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 행장의 경우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차기 신한지주 대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과거 선례 등을 볼 때 현직 은행장이 카드 사장보다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신한금융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아울러 조 행장은 신한금융 내 타 대권 후보들보다 2기수 앞서 있어 지주 회장이 될 경우 조직 내 큰 변화 없이 무난하게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행장은 1957년 충남 대전 출생으로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영업추진그룹 부행장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영업·국제통으로 직원들과의 친화력이 강점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신한지주 회장은 재일교포 주주보던 현직 회장의 복심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한동우 회장의 복심이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사정에 정통한 한 고위관계자는 "신한 내부에선 전례를 비춰볼 때 은행장이 카드 사장보다는 차기 회장으로 한발짝 앞서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면서 "다만 차기 지주 회장 인선에 차기 행장 인선도 연계되는 만큼 아직 변수가 많고 어떤 조합이 만들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은 내년 1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올해 연말(12월27일) 임기가 만료되는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후임에도 충청 출신인 박춘홍 전무이사(수석부행장)의 내부승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때 금융당국, 청와대 출신 인사의 내정설이 나돌았지만, '낙하산 인사' 비판여론에 '내정설'은 이미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차기 행장으로 내부 출신 인사가 바통을 이어받는다면 박 전무가 1순위로 꼽힌다. 1956년생인 박 전무 역시 대표적인 충청권 인사로 분류된다. 박 전무는 조용병 행장과 같은 충남 대전 출신으로 대전고와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입행해 기업고객본부장, 경영지원본부 부행장을 거쳐 지난 2014년 전무이사에 올랐고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된다.
기업은행장은 별도의 공모없이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청와대가 임명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후보군을 물색하는 작업은 시작하지 않았다"면서도 "신보 이사장 인선 작업이 마무리된 만큼 조만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충남 출신인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지분매각 흥행 여세를 몰아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광구 행장은 1957년 충남 천안 출생으로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한국상업은행에 입행해 경영기획본부와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4년부터 행장을 맡고 있다. 이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올해 연말·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이 모두 충청 출신으로 포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 박종복 한국SC제일은행장 역시 대표적인 충청 출신 금융 CEO다.
김용환 회장은 1952년 충남 보령 출신으로 서울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함영주 행장은 1956년 충남 부여 출신으로 강경상고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하나은행 대전영업본부 본부장(부행장보)과 충청사업본부 본부장(부행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행장을 맡고 있다.
박종복 행장은 1955년 충북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소매채널사업본부 본부장, 리테일금융총괄본부 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금융권에선 충청 출신 금융권 CEO의 부상 배경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영업력이 한몫 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또한 금융업 특성상 인선을 놓고 정치권 외압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는데 상대적으로 정치색이 옅다는 점도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에 비해 그간 소외됐던 충청 지역 출신 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면서 "충청 출신 특유의 유연함과 친화력이 영업력과 맞물리면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