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정부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재정개혁에 더욱 힘을 쏟기로 했다. 낭비와 비효율을 찾아내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의 재정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차 '재정전략협의회'를 주재, "재정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늘 긴장감을 갖고 재정을 관리해 나가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차 재정전략협의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나라곳간을 튼튼하게 지키고, 나라살림을 알뜰하게 챙기기 위해서는 '두 개의 큰 축'이 필요한데, 하나는 '재정건전화법'이고, 다른 하나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재정개혁'이라는 것.
유 부총리는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개혁의 목표는 '새는 돈'을 찾아 재정을 효율화하고, '눈먼 돈'을 찾아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높이며, '자는 돈'을 찾아 재정여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재정융자 및 출연사업 효율화 방안을 추진, 융자사업 도입 여부 및 지원 조건을 시스템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심사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보공개 강화를 통해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사업운영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신규사업 도입 등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 출연사업과 관련해서는 최근 통제미흡, 평가·관리체계 부실로 인해 재정누수가 계속해 나타나고 있어 신규사업 사전적격성 심사, 주기적인 존치평가 등을 통해 무분별한 출연기관 설립 및 사업 신설을 철저히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출연금 전반에 대한 '일반 관리지침'을 마련해 예산편성, 집행, 평가 등 재정운용 전 과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
유 부총리는 "둑이 무너지는 것은 작은 바늘구멍에서 비롯된다고 한다"며 "한 방울의 물을 조짐(兆朕)으로 여기고 미리 방비하면 둑을 보전할 수 있지만, 이를 무시하면 둑은 물론이고 둑 아래 마을까지 모두 잃게 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재정 또한 마찬가지"라며 "지금 우리 재정의 건전성은 선진국도 선망하는 수준이나, 크고 작은 재정사업에 아직도 숨어 있는 낭비와 비효율을 찾아내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의 재정도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정개혁과 더불어 정부는 장기 재정건전성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한 '제도적 틀' 마련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난 4월부터 추진 중인 재정건전화법을 조속히 입법화하기로 한 것.
유 부총리는 "재정건전화법을 통해 '3가지 건전성관리 원칙'을 마련, 우리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든든한 초석'을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먼저, '자율과 책임'에 근거해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으로 관리돼온 재정을 지자체, 공공기관, 사회보험 등이 다함께 참여하고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중앙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이 스스로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하게 하고, 수립에서 이행 그리고 평가 등 전 과정에 걸쳐 재정누수를 철저히 차단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채무준칙(국가채무 ≤ GDP 대비 45%)과 수지준칙(관리재정수지 적자 ≤ GDP 대비 3%) 등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이를 엄중하게 준수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협업과 소통'을 위해 재정운용과정에서 전문가 및 관련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강화, 이를 위해 합리적인 재정운용 방향을 제시하고 건전재정을 위한 실효성 있는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재정전략위원회(위원장 부총리)'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1990년대 일본은 국가채무가 GDP 대비 60%대를 유지하며 나라 재정이 비교적 건전한 편이었다"며 "사회간접자본(SOC) 중심의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 등을 펼치면서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을 교훈삼아 우리 재정은 앞으로 경제 살리기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경우 이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저출산·고령화 그리고 저성장 등 미래 재정여건 변화에 한발 앞서 대비하기 위해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하는 것에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