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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열전] 300만 돌파 '럭키' 유해진, 코믹·멜로·액션 맘에 드는 걸 찍으시죠~

기사등록 : 2016-10-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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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해진 주연의 영화 '럭키'가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진=쇼박스>

[뉴스핌=장주연 기자] 배우 유해진(46)에게 없는 것 하나가 있다면 그건 티켓 파워였다. 정확히는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올가을 첫 원톱주연작 ‘럭키’로 심판대에 올랐다. 결과는 성공. 할리우드 배우 톰행크스마저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럭키’는 개봉 9일째인 이날 오후 2시 3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는 역대 코미디 장르 최단 기간 300만 돌파 기록. 앞서 ‘럭키’는 개봉 첫날부터 장르 역대급 오프닝 스코어를 낸 데 이어 코미디 영화 최단기간 100만 돌파(개봉 3일째), 200만 돌파(개봉 4일째) 기록을 세웠다. 손익분기점(180만명)도 가볍게 넘어섰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 ‘럭키’의 흥행 요소는 다양했다. 우선 오랜만에 등장한 코미디라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 정서에 맞게 잘 각색한 스토리(치다 겐지의 ‘열쇠 도둑의 방법’이 원작이다) 또한 플러스 요인이 됐다. 하지만 단 하나의 이유를 꼽는다면, 그건 유해진이란 배우다. 260만 명의 관객 중 ‘럭키’를 재미없게 본 이는 있어도 유해진의 연기를 혹평하는 이는 없을 테니까.

이번 영화에서 유해진은 타이틀롤 형욱을 열연했다. 본업은 킬러인데 동네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지면서 재성(이준)의 삶을 살게 된다. 재성은 옥탑방에서 겨우 살아가는 32세 무명배우다. 기억은 극 후반부가 되면서 모두 돌아온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 결말까지 짚고 넘어가는 건 형욱과 재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유해진의 연기를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다. 그는 코믹, 멜로, 액션까지 이 한 작품에서 소화했다.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인 영화 '럭키' 속 유해진 <사진=쇼박스>

이 모든 장르의 연기가 탄탄했느냐고 묻는다면 ‘YES’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유해진은 오로지 경험과 노력으로 빚어진 베테랑 배우다. 그러니 넘칠 일도 부족할 일도 없다.

유해진은 의상학과를 중퇴하고 서울예술전문대학 연극학과에 진학한 후 줄곧 연기에만 매진했다. 20대 대부분은 오태석이 이끄는 극단 목화에서 보냈다. 여느 무명 배우들처럼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평탄한 길은 아니었다. 영화계에 발을 들인 후에도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덤프1, 어깨2, 양아치1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지치거나 포기하는 법은 없었다. 꾸준했고 한결같았다. 그 사이 실력은 더욱 탄탄해졌고, 영화 데뷔 8년 만에 잭팟이 터졌다.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유해진은 육갑으로 1000만 관객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혔고, 대중은 그를 ‘감초 조연’으로 불렀다. 그리고 이듬해 ‘타짜’(2006) 고광렬이라는 인생캐릭터를 만나면서 그 위치를 확고히 했다. 이후 ‘이장과 군수’(2007) 노대규, ‘전우치’(2008) 초랭이를 거쳐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4) 철봉으로 이어지면서 유해진은 코미디에 능한 주연급 배우가 됐다.

하지만 잘한다고 해서 머무를 배우가 아니었다. 자의 반 타의 반이었겠지만, 유해진은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장르를 확장, 발란스를 맞추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은 웃음기를 뺀 유해진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시기였다. ‘이끼’ 김덕천과 ‘부당거래’ 장석구가 그랬다. 최근에는 정극 연기에 더욱 힘을 실었다. ‘극비수사’ 김중산, ‘소수의견’ 장대석, ‘베테랑’ 최상무, ‘그놈이다’ 민약국이 모두 지난해에 탄생한 캐릭터다. 물론 웃음기를 뺐다는 공통점 뿐, 캐릭터의 성격은 선과 악, 극과 극을 오갔다. 

배우 유해진이 열연한 영화 '타짜' 고광렬(위)과 '부당거래' 장석구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CJ엔터테인먼트>

주·조연,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오픈된 마인드와 꾸준히 쌓아온 연기력의 시너지는 실로 대단했다. 관객은 몇 번이고 자유자재로 얼굴을 바꾸는 유해진에 열광했고, 충무로는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한낱 어깨2에 지나지 않던 이 배우는 그렇게 ‘다작 배우’가 됐고, ‘충무로 믿고 보는 배우’로 올라섰고, 티켓파워까지 지닌 ‘최고의 배우’가 됐다. 

물론 진짜 그가 멋있는 건 그럼에도 “열심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인다는 것, 여전히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는 데 있다.

당장 유해진은 차기작 ‘공조’와 ‘택시운전사’를 통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럭키’ 속 코믹함이나 예능 속 친근함과는 거리가 있다. 먼저 ‘공조’에서 남북공조수사에 투입된 강력반 형사 강진태 역을 맡았다. 이어 시대극 ‘택시운전사’에서는 독일 기자 피터를 돕는 택시 운전사 황기사로 관객을 만난다. 안되는 게 없는 이 남자, 유해진이 보여 줄 또 다른 얼굴을 기대해 본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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