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유료방송산업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관련 업계의 불만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주요 현안에 대한 기준안 제시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두 차례의 공개토론회를 거쳐 업계 의견을 수렴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장과의 괴리감이 크다는 점에서 논란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목동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유료방송 발전방안 제1차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토론회에는 업계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토론과 질의응답을 나눴다.
미래부의 유료방송 발전방안은 ▲공정경쟁환경 조성 ▲시청자 후생 제고 ▲산업적 성장 지원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현안에 대한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검토 가능한 사안들을 나열했을 뿐, 각종 논란을 해결할 기준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IPTV와 케이블TV의 첨예한 논란인 결합상품 규제 여부나 지상파와 케이블TV의 갈등 원인인 재송신료 협상 등에 있어서도 ‘동등결합 지원’, ‘가이드라인 시행 및 제도개선 검토’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실제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문제시 됐던 유료방송사업자 간 지분규제 폐지에 있어, 사전적 지분규제의 필요성 감소는 인정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합산규제 개선에 대한 부분은 정책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세부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미래부는 시청자 후생을 제고하고 주파수의 효율적인 이용 등 다양한 혁신서비스 출시 등을 위해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할 유려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약 500만명으로 추산되는 아날로그 가입자는 현 시청환경에 만족하거나 디지털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임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디지털 전환을 혁신의 전체 조건으로 설정한 건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 듯 유료방안 발전방안에 대한 IPTV와 케이블TV 진영의 반응은 모두 부정적이다.
IPTV 관계자는 “아직 최종 버전이 아닌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명확하게 결정된 사안이 하나도 없어 당혹스럽다”며 “미래부의 방송정책 철학이 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케이블TV 관계자 역시 “왜 케이블TV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경쟁 사업자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조경식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국장은 “이번 제1차 공개토론회 의견을 바탕으로 연구반이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연구반에서 최종 제출한 안을 토대로 미래부 정책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래부는 제2차 공개토론회(11월중)를 통해 최종안을 만들어 연내 유료방송 발전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