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나래 기자] 여야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파문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특검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여야는 정국 수습을 위해 특검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특검의 방식을 놓고 3당의 온도 차가 크다. 새누리당은 '상설특검', 더불어민주당은 '별도특검', 국민의당은 '선(先)검찰수사-후(後)특검'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쇄신에 대해 "대통령이 그걸 안하신다면 (당 지도부는) 전원 사퇴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먼저 새누리당은 단시간 내에 상설특검을 통해서라도 빨리 진상을 규명하자는 입장이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상설특검(대통령이 특별검사 임명)을 하면 공정성과 중립성에 중대한 흠결이 생긴다는 야당의 주장은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설특검이 뭐가 불공정하냐"며 "특검은 여야가 합의해서 두명을 올리게 돼 있고 대통령의 지명은 지극히 형식적인 요식행위여서 대통령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찍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설특검은 19대 국회때 박영선, 전해철, 박범계, 이춘석 의원 등 이런 분들과 수많은 논의 끝에 특검을 해야 할 상황이 오면 일사천리로 특검을 실시하도록 제도를 만들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여당에게 대통령이 찍어서 하는 특검을 주장한다고 하냐"고 반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특검 논의 협상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더민주는 ▲새누리당의 대국민 석고대죄 ▲우병우 민정수석의 사퇴▲최순실씨 부역자의 전원 사퇴 등 3가지 선결조건을 들었다. 더민주는 "3대 선결조건이 먼저 이뤄져야 우리도 특검 협상을 생각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시스> |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의 맥을 틀어쥐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책임감을 운운하면서 청와대 비서진의 사퇴를 가로막고, 허수아비 총리가 장관을 모아 국정정상화 간담회를 갖고, 새누리당이 한마디 사과조차 없이 여야 협상장에 나와 조사에 협력해야 할 대통령에 특검을 임명하라고 하는 코미디 같은 형상을 보고 국민들이 다시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분간은 협상을 중단하고, 청와대와 정부·여당 태도를 볼 것"이라며 "책임있는 내각들이 물러나지 않고, 사과가 없고, 특검을 형식적으로 하려는 것에 대해 당이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국민의당은 또 다른 입장이다. 특검이 진실규명을 하는 데 사실상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우선 검찰 수사 등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사진=뉴시스> |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최순실 특검' 관련 여야 협상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만시지탄이지만 잘 결정했다"며 "우리가 특검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선수사, 후 특검 아니겠나. 현실적으로 특검이 가능하겠느냐"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아직도 대통령의 통렬한 반성도 없고 새누리당 지도부의 아직도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태도는 참으로 나쁘다"며 "박 대통령이 중립거국내각을 빨리 구성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다. 그리고 만약 이렇게 할 때 우리 국민의당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여야 3당이 평행선을 겪고 있어 오는 31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만나 국정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는 특검뿐만 아니라 개헌 등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