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저축은행 대출금리가 연10%대로 내려갔다. 최근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로 우량고객이 저축은행으로 유입된 데다, 저축은행들도 중금리대출상품을 통해 우량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어 금리 수준이 내려갔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9월 저축은행 일반대출 금리는 연10.97%로 지난해와 비교해 0.4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12년 연15.45%였던 것과 비교하면 5%포인트 가량 떨어진 것.
특히 가계대출의 변동폭이 컸다. 9월 기준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연15.19%였다. 2012년 연22.58%였던 것과 비교하면 7%포인트 넘게 금리가 하락했다. 또 올해 1월 금리가 연17.37%였던 금리는 9개월만에 2%포인트가 떨어졌다.
금리수준이 하락한 것은 우량고객이 늘어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올해들어 정부가 은행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함에 따라 은행 대출 불가 고객들이 저축은행과 신협, 새마을 금고로 넘어왔다. 실제 신협과 새마을금고 대출금리도 각각 0.15%포인트, 0.12%포인트 내려갔다.
저축은행 업계에 중금리대출 열풍이 불면서 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는 4~7등급 고객에게 연20%가 넘는 금리로 대출이 주로 나갔지만, 최근에는 연10%대의 대출금리 상품이 다수 출시된 것.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사이다'는 출시 10여개월만에 누적 대출액 1500억원을 돌파했다. 신용등급 1~6등급까지의 우량고객에게 연10% 내외로 대출을 해 준다. 또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 등도 모두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지난 9월부터는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대출' 상품이 출시·운영되고 있다.
특히 중금리대출의 경우 기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대환대출 용으로 많이 이용하면서 기존 저축은행 고객보다 우량한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량고객 유입이 늘어나면서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도 점차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월 17.75%였던 저축은행업계 연체율은 지난해 6월 11.59%까지 떨어졌고, 올해 6월에는 7.61%로 하락한 바 있다.
최영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수준이 내려간 것은 우량고객 유입이 핵심요인"이라며 "중금리대출이라는 것도 결국은 저축은행이 우량고객을 적극 확보해 연체율 수준을 낮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우량고객 유입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는 연34.9%에서 연27.9%로 7%포인트 인하된 바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대형 저축은행들이 가계 신용대출 중 연28%이상의 금리로 대출을 해 준 비중은 적게는 50%, 많게는 7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연27.9%를 넘기는 대출을 취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전반적인 금리 수준이 내려갔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려오면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상호금융권의 금리차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우량고객들의 저축은행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