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순환출자 고리를 어떻게 끊을지 주목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현대중공업, 대림, 현대백화점, 영풍 등 7개 기업집단이 순환출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순환출자란 'A→B→C→A' 식의 연결 고리를 통해 기업을 지배하는 구조다.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장악하는 방법으로 활용돼 왔다.
아직 순환출자를 보유한 기업집단은 모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중에서 삼성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으나 순환출자가 걸림돌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사 보유가 금지되고 지주회사로 설립‧전환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하면 4개월 내에 공정위에 신고를 해야 한다"며 "만약 지주회사 전환 당시 순환출자 등 법위반이 있으면 이를 2년 내에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한이 지나도록 법위반을 해소하지 못하면 위반 금액의 최대 10% 과징금 처분은 물론 검찰 고발까지 당할 수 있다.
삼성은 2013년부터 전자계열사와 금융계열사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고 화학, 방산 등 비주력사업은 과감히 매각해 제조업 분야를 슬림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 중이다. 핵심 키는 삼성물산이 쥐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건희 회장 및 이재용 부회장 3남매가 보유한 지분이 31%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전기(2.6%), 삼성SDI(2.1%), 삼성화재(1.4)% 등이 삼성물산을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전기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존재한다.
계열사들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6.1%를 총수일가에서 사들이는 방법 등으로 처분하면 순환출자는 해소되고 총수 일가의 지배력은 유지된다.
삼성은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가 금융과 제조의 양축을 담당하는 모습의 지배구조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대안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지난 9월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제안한 방안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의 순환출자를 해소하면 향후 지배구조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순환 출자 고리 형성 가능성도 낮아진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9월 통합 삼성물산(삼성물산+제일모직)을 출범하면서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강화해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삼성SDI가 제일모직(3.7%)·삼성물산(7.2%)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는데 합병으로 인해 제일모직 지분이 추가된 것. 삼성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중 2.6%(500만주)를 특수관계인과 기관투자자에 처분해 법위반을 해소했다.
삼성측은 기존 순환출자 해소와 관련해 "기존에 순환출자를 해소해 왔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