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10월 한달간 회사채 시장에 불었던 훈풍이 금새 찬바람으로 바뀌었다. 10월말부터 다시 A0등급에서 연거푸 미매각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는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0월중 금융기관을 제외한 일반 회사채 수요예측은 AA+등급의 삼성물산에서 BBB+등급인 대한한공까지 총 22건이 실시됐다.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에게 냉대를 받는 문턱은 A0등급이었다. 이는 9월의 A+등급에서 한단계 낮아진 것이라 회사채 시장에서 훈풍이 감지됐던 것으로 평가된다.
한 대형증권사의 발행담당 임원은 "최근 회사채 시장은 등급보다는 개별회사의 특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9월에 A+등급까지만 겨우 팔리던 것이 10월들어 대림산업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이후 SK건설(A-), 현대산업개발(A0)까지 흥행을 이어가는 등 회사채 시장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9월29일 수요예측이 실시된 현대로템(A0)가 2년물과 3년물 각각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각각 300억원씩의 자금만 들어와 미달이 발생했지만, 10월 7일 대림산업(A+)는 2000억원 모집에 3700억원이 몰리면서 훈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는 A-등급인 SK건설과 A0등급인 현대산업개발까지 이어졌다. SK건설은 500억원모집에 850억원, 현대산업개발은 1650억원에 3800억원이 몰렸다.
AA-등급이지만 사모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던 한화테크윈도 10월에는 1000억원발행에 2900억원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현대케피코(A+)나 SK머티리얼즈(A+) 등 A0보다 높은 등급에서는 예외없이 몽땅 팔려나갔다.
하지만 10월말에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 24일 A0등급인 한라홀딩스가 600억원 모집에 510억원의 자금만 참가해 미달이 발생하고 다음날 같은등급 대림코퍼레이션도 600억원 모집에 430억원만 모이는 사태를 재현했다. 대림산업으로 시작해서 대림코퍼레이션으로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미미하지만 감지되던 회사채 시장의 훈풍이 한달을 못버티고 종적을 감추는 대목이다. 연말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투자자는 한발 물러서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더불어 AAA등급의 우량물이 이달에만 4000억원 이상 쏟아져 A0까지 온기를 전하던 회사채 시장의 훈풍은 돌아오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는 관측한다.
김선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투자자들도 관망하는 분위기라서 시장의 분위기가 단번에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11월중에 한국남부발전,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중부발전 등 AAA기업들이 약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