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양사 중 한진해운의 사정이 더 나빴다고 밝혔다. 조건부 자율협약 역시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선박금융과 용선료협상을 마치지 못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8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조선·해운업 동반 회생을 위한 정책제안 대토론회'에 참석한 김선문 금융위원회 구조조조정지원과장은 이같이 밝혔다.
8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3세미나실에서 '조선·해운업 동반 회생을 위한 정책제안 대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조인영 기자> |
이날 토론회에선 침몰한 한진해운에 대한 업계의 비판과 성토가 이어졌다.
장승환 한진해운 육원노조 위원장은 "구조조정이 살리기 위한 것 아닌가. 안되면 법정관리로 보내는 것이 구조조정인가"라며 "조건부 자율협약이 힘드니 회사로서는 SOS를 친 것인데 실제를 뭘 해줬나. 기간 산업으로 수출입을 담당하는 회사를 왜 없애야 했나"고 꼬집었다.
김영부 선주협회 부회장도 "정부 구조조정 원칙은 스스로 알아서 견뎌라였다. 견딘 것이 현대상선이고 못견딘 것이 한진해운"이라며 "조선은 10조가 들어갔다. 전체가 아닌 한 업종에만 원칙이 적용됐다"고 비판했다.
구조조정을 주도한 금융위는 올해 초 조건부 자율협약을 체결할 때부터 한진해운의 상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선문 구조조정지원과장은 "자본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금융시장이 발달하니 채권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이 굉장히 어렵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버티다가 할 수 없으니 (자율협약 신청을)했다는데 그 이전에 합병 논의가 됐어야 문제가 적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40점도 넘지 않는 상태서 저에게 왔다. 금융위원회서 들여다 보면 낙제다. 해운업은 은행에서 빌린 돈(협약채권)이 30%도 채 되지 않는다. 은행이 주도하는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 빌린 돈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조건부 자율협약을 했고, 이 조건부 협약은 법정관리와 똑같은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컨설팅을 했는데 한진해운의 컨설팅 결과가 더 나빴다. 현대상선과 같은 스킴이 되려고 했다면 용선료 협상이 100% 됐다고 가정하더라도 6000~9000억원이 더 필요했다. 그래서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을 살렸다면 1조4000억원을 투입한 현대상선과 달리 약 2조5000억원을 투입해 매년 떠안고 갔어야 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결국 국민세금으로 얼마를 써서 버티느냐다. 결과만 놓고 비판하지 말고 국민적 공감대와 유동성 지원을 위한 프레임을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다만 선박펀드 등 해운산업경쟁력강화 방안에 대해선 "핵심포인트는 한국선박회사이고, 토니지뱅크(Tonnage Bank·선박은행)를 마련중"이라며 "TF를 2번했고, 설립 방안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