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우수연 조한송 기자]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새파랗게 질렸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국내 증시는 장중 3~4%대 폭락, 변동성 노출에 크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됨에 따라 당장 내달로 예상됐던 미국의 금리인상을 포함해 글로벌 경제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는 두 후보가 금융과 통화정책 관련 주요 공약에서 큰 차이를 보여왔기 때문인데, 특히 트럼프 후보는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저금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시장 관계자들은 단기적인 약세 흐름은 불가피하고 전반적인 충격이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정유업종이나 인프라 투자 관련주, 수출 관련주들에 대한 집중 관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내증시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오후 2시 50분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7% - 4.1% 대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지수 회복에 일정 기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업종별로는 정유업종 등 석유나 석탄 관련주, 인프라 투자 관련주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허 대표는 "트럼프가 이민정책 외에는 특색있는 공약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어떤 정책을 들고 나올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반영되는 것 같다"며 "참모진들이 구성되고 내놓는 정책을 확인할 때까지 빠른 시일내에 반등은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측면에서 관련 투자에 관심을 제안했다. 박 센터장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금관련주들은 양호한 수준을 보일 수 있고 트럼프 후보가 인프라관련 재정지출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임을 고려한다면 건설 기계 업종도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강조해온 만큼 이에 대한 시장 우려는 상당히 큰 분위기다. 아시아 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것 역시 이 같은 불안감이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확정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는 기존 발언을 시행하는 데 한계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는데 이는 수십년간 이어져왔던 글로벌 질서와 관행을 역행하는 얘기"라며 "수출주들을 중심으로 당장 긴장하는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지만 트럼프가 됐다고 해서 미국인들이 먹던 것, 입던 것들을 다 바꿀 순 없는 문제다. 정치 이벤트로서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도 "트럼프가 중국을 견제하게 되면 국내 수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간 했던 말들이 정책적으로 실현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고 말해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지 않게 봤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우수연 조한송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