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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현지 기자] 최근 국내 연기금이 중소형주 투자에 긍정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이 11월중 중소형주에 대해 유형별로 총 1조원의 자금을 집행키로 한 것을 시작으로 다른 연기금들도 중소형주를 담기 시작했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선 일종의 '면피용' 전략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여전히 보내는 상황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주 중소형주에 500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사학연금공단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며 시장이 급락한 지난 9일 중소형주에 200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 역시 내주 자금집행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연기금은 지난 6월 이후 코스닥 등 중소형주에 대한 매도 공세를 이어갔다. 10월 한달만 해도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5거래일을 제외하고 꾸준히 팔았다.
하지만 최근 스탠스를 바꿔 연기금들이 매수에 나선 것.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수급적으로 (중소형주의)하락폭이 과도해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판단에서 투자했다"고 이유를 댔다.
전날 종가기준으로 코스닥지수는 623.23을 기록했다. 코스닥 620p대는 지난해 코스닥 고점인 780p 대에서 20% 가량 하락한 지점이다. 통상 지수가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할 경우 약세장 전환 신호로 판단하는 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스닥은 620p 부근이 지지선이 돼 왔다.
특히 국민연금이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매출액 300억원 이상, 거래대금 5억원 이상 등의 중소형주 투자 제한조치를 없애자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도 관련 규정을 완화하며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업계에선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주 투자는 자금운용계획상 연말까지 투자해야하는 부분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며 "내년 중소형주 투자를 늘려나갈 것인지 등 전술적 자산배분 전략은 아직 수립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투자집행이) 중소형주가 많이 빠지기도 했지만 시장하락을 연기금이 주도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나와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