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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11.12 촛불 특수] 평화시위가 바꾼 광화문 상권

기사등록 : 2016-11-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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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매출 3배 이상 폭증...식당·커피전문점 특수 누려

[뉴스핌=강필성 기자] 지난 12일 저녁, 여자친구와 함께 서울 광화문 시위현장을 찾은 30대 남성 이지수(가명)씨는 저녁 식사를 위해 적잖이 고생을 했다. 광화문, 시청, 무교동 인근 식당이 모두 인산인해를 이뤘기 때문. 메뉴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리가 있는 식당을 찾아야 할 지경이었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먹을 편의점 도시락을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았지만 '모든 제품이 동났다'는 대답만 들려왔다. 결국 이씨는 노점상을 통해 간신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씨와 같은 사례는 적지 않았다. 촛불시위에 100만명이 모이면서 이들의 식사와 음료, 휴식을 위한 거대한 소비가 이뤄진 것. 이는 과거 광화문, 시청 시위 당시 험학한 분위기로 일선 매장이 문을 닫던 과거와는 크게 다르다.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되면서 인근 상권도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1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광화문, 시청 인근 편의점 매출은 모두 평소의 배 이상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편의점 GS25는 지난 12일 시청, 광화문 인근 20개 점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배 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2일 냉장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0.1%로 4배 가깝게 늘었고 그 외에 간편 먹거리, 음료, 과자 순으로 늘었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11.12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지난 12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같은 날광화문 인근 10여개 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5% 신장했다. 특히 음료 맥주 매출이 208.8%로 3배 이상 늘었고 음료와 푸드, 마스크 매출이 2배에서 3배 가깝게 늘었다. 핫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배 늘어났다.

실제 당시 일부 편의점에는 줄을 서서 들어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마저도 줄을 서더라도 생수, 도시락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신규 물량이 들어오는 것은 매대에 올리기도 전에 판매되는 상황. 차선책으로 과자, 비스켓 등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편의점은 거의 ‘탈탈 털리듯’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집회가 진행되면서 인근 편의점이 모두 폭발적인 호황을 누렸다”며 “이는 월드컵 거리응원에 비견될만한 규모”라고 말했다.

식당가,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 등도 인파로 인해 대기 줄이 이어진 광경도 드물지 않게 목격됐다. 특히 오후 2시부터 집회가 시작됐다는 점도 주효했다. 대부분 현지에서 점심, 저녁을 해결해야 했던 것이다.

일부 상인들이 무료로 김밥, 컵라면 등을 나눠주기도 했지만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100만명을 웃도는 집회는 1987년 ‘6월 항쟁’이후로 처음이다. 특히 이번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컸다. 서울로 향하는 전세버스가 동나고 서울행 KTX표도 거의 매진됐을 정도. 서울행 고속도로 휴게소의 수요도 대폭 늘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창조경제, 임시휴일보다도 이번 촛불시위로 인한 경제효과가 더 컸다는 웃지못할 농담도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100만명을 돌파하는 진 기록을 세웠지만 평화적 기조로 유지됐다는 점에서 이번 호실적을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집회가 경찰과 대립으로 험악하게 진행되면 인해 인근 상권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며 “특히 차벽을 어느 지점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편의점 별 희비도 엇갈리는데, 이번 시위는 경복궁 앞까지 행렬이 이어졌음에도 평화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인근 상권에도 호재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박 대통령이 퇴진을 결정하지 않는 이상 이런 풍경은 매 주말마다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촛불 시위 주최 측은 오는 19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는 중이다. 현재 청와대는 야당이 제한한 영수회담을 수용키로 했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범국민적인 반발은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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