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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대우건설이 해외인프라 사업본부 축소 등 해외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에 나선다.
국제유가 하락과 신규 수주 감소 때문에 해외 실적이 크게 줄어드는 등 투자보다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조직 슬림화를 선택한 것이다. 당분간 해외시장에서 수주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해외사업 전략을 수정한 이유로 풀이된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사업 부문의 조직과 인력을 축소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신규 수주가 급감하고 원가율이 악화해 연말 해외사업 부문의 조직 개편 및 인력 축소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며 “해외 담당 부서에서 제외된 인력은 인위적인 희망퇴직보단 타 부서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인사에서 작년 해외 토목 및 건축 부문을 통합해 신설했던 해외인프라 사업본부를 다시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우건설에서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사령관'은 부사장에서 전무급으로 낮아진다. 플랜트와 발전 부문을 다시 통합하고 해외법인을 줄이는 것도 검토 대상이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해외사업 인력도 줄인다. 해외사업 인력 가운데 10~20%를 국내 토목, 건축, 발전 등의 부서로 이동시킨다. 해외시장을 전담하는 해외인프라 사업본부 직원은 작년 6월 기준 540명이다. 여기에 해외 플랜트 담당을 합치면 600여명이 해외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이 같은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축소 방침은 부진한 실적 탓이다. 대한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1~11월) 들어 해외에서 총 6억6890달러(약 7800억원)를 신규 수주했다. 전년 기록한 24억7780달러(2조9000억원)와 비교해 73% 급감했다.
물론 해외사업 부진은 대우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상위 건설사 중 GS건설과 함께 가장 큰 해외수주 감소 폭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나온 것이다.
원가율도 문제다. 최근 10개 분기 중 8분기에서 원가율이 100%를 넘었다. 최근 2년 동안 해외에서 사업을 하면서 한푼도 벌지 못했다는 뜻이다. 국내 주택, 건축 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고스란히 해외사업 손실을 막는 데 쓴 셈이다. 악성 사업장으로 꼽히는 오만 ‘수르 프로젝트(SUR IPP)’, 아랍에미리트 ‘Takreer RRE’, ‘슈웨이핫 S3발전소’ 등은 준공할 때까지 원가율 위험성이 계속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이번 해외사업 슬림화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해외사업 인력 재배치를 한다지만 국내 주택·건축사업도 크게 확장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 부문에서도 인력만 늘리는 건 기업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간접자본(SOC) 등의 공공공사 발주도 줄어 새로운 ‘먹기리’ 창출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내년 대우건설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최대주주 산업은행이 선제적인 조직 축소에 나설 공산이 크다. 실적 개선뿐 아니라 인건비 부담을 줄여야 기업 매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어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해외수주가 부진하고 매각 이슈가 맞물려 있어 조직·인력 구조조정이 경쟁사보다 크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2~3년간 누리던 주택사업 호황도 내년에는 한풀 꺾일 전망이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