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파장에 따른 국내 정국 혼란과 트럼프發 보호무역주의의 득세 우려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아직도 우리나라 CDS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외국인 자금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출처:국제금융센터> |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우리나라의 CDS프리미엄은 51bp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이후 4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이 부도날 경우를 대비해 지불하는 일종의 보험료다. 만약 우리나라 외화국채 보유자가 제3자와 CDS 계약을 맺어 놓으면 이 채권이 부도났을 때 채권 보유자는 한국 대신 제3자에게서 채권 투자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러한 계약을 체결할 때 채권보유자가 이 제3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CDS프리미엄이다. 따라서 CDS 프리미엄이 낮을수록 해당 국가의 부도 위험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신흥국과 선진국의 대내외 금리차가 부각되면서 신흥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이에 신흥국의 외화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신흥국들의 CDS가 연이어 올랐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전날까지 미국 증시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랠리를 펼치는 동안 코스피는 트럼프 당선 직전인 8일 2003.38에서 15일 1967.53까지 몸을 낮췄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1조8356억원을 순매도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대내 (정치적) 부담도 있고 트럼프 쇼크도 있어서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나라의 CDS 상승세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 한 주간 우리나라 CDS는 5bp 상승했는데, 말레이시아(+28bp), 인도네시아(+27bp)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장 연구위원은 "그 동안 우리나라 CDS가 너무 낮은 수준에서 오래 머물러 있었다"며 "지금 수준이면 아직 낮은 레벨"이라고 말했다.
<출처:코스콤> |
다만,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그 여파를 지켜봐야 한다는 경계감은 분명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전날 기준으로 최근 20일간 1조1300억원어치의 순매도를 보였다"며 "과거 추세를 고려하면 외국인은 추가로 1조5000억원을 순매도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11월 30일 예정된 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가폭락이 트리거가 되면서 신흥국 시장 전반의 약세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가 폭락해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가면, 신흥국에서 외국인이 자금을 뺄 것"이라며 "합의 여부를 시장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한 외환 딜러는 "지금 정도로 CDS가 상승한 것은 글로벌하게 리스크가 상승한 차원 정도로 보인다"며 "하지만 65bp를 뚫고 80정도 가려는 움직임이 나오면 시장도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