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나래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새누리당의 지도부 사퇴 책임론을 두고 계파 간 내홍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분당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부 사퇴에 대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비박계 인사들은 '당 안에 또 다른 당’이라고 할 수 있는 비상시국위원회를 구성했다. 현 지도부가 사퇴할 가능성이 낮다는데 무게를 두고 직접 행동에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비상시국위원회에는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비주류 측 대선주자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아울러 5선 이상인 심재철·정병국 의원과 4선 이상의 김재경·나경원·주호영 의원과 3선의 강석호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정현 대표는 당 수습책의 일환으로 내년 1월 조기 전당대회 카드를 꺼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하겠다"며 "대선주자들도 당권 도전이 가능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전당대회를 사실상 대선 경선으로 치러 강력한 구심점을 만든 뒤 재창당 수준의 탈바꿈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친박 입장에서 보면 사퇴를 전제로한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또 내년 1월 21일로 전당대회 날짜를 못박은 것도 비박 입장에서는 못미덥다는 것이다. 친박 입장에서는 조기 전대를 하더라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년 1월 중순 귀국을 앞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염두에 둔 계산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아울러 친박 입장에서는 비박이 원하는 비대위 체제가 탐탁지 않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비대위를 성공한 사례는 지난 2011년 말 당시 유력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것이 유일하다"며 "외부에서 영입할 사람도 없고 내부인사도 모두 사심이 있어 비대위 체제는 어렵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비박계의 반격이 심각해지자 친박계도 반격에 나섰다. 친박계의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정갑윤 의원, 원유철 의원, 최경환 의원은 전날 비공개 회동을 열어 박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거취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분당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친박과 비박이 실제 등을 돌려 분당의 길로 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비박계 입장에서 분당은 압박의 카드이지 실제로 분당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친박계보다 비박계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가 창당까지 시간이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당명을 바꾸거나 비박계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주는 선에서 타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용철 반부패학회장은 "12월 20일까지 이정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다가 물러날 때 재창당 수준의 로드맵 제시할 것이다. 아마 비대위 체제로 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대위원장을 누구로 어떻게 뽑느냐를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